포토에세이
저만치, 도시의 하루가 저물고 있다.
불빛은 하나씩 켜지는데, 그 안에서 살아낸
시간들은 오히려 서서히 가라앉는다.
치열하고 숨 막히던 하루만큼이나
바다는 거칠게 일렁인다.
짙푸른 물살 위로 번지는 붉은빛,
황혼은 마치 하루의 체온처럼 남아
천천히 식어간다.
도시의 소음과,
그 안에서 숨 가쁘게 오르내리던 감정들-
성공과 실패, 기쁨과 슬픔이
파도처럼 밀려왔다가
이내 아무 일 없던 듯 흩어진다.
바다 건너편에서 바라보니
그토록 붙잡고 있던 하루도
결국은 이렇듯 잠잠해진다.
왜 그렇게 아등바등 살았을까.
손에 쥐고 있던 것들이
한 줌의 모래였을까?
의미 없는 욕심들이 손아귀에서
빠져나간다.
그리고 문득,
그 모든 순간의 민낯이
조용히 드러난다.
조금은 초라하게,
그러나 어쩐지 솔직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