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대 앞에서

Spring / 유연한 삶

by 희망열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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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의 갈대를 마주하고 있다.

모진 겨울바람을 견뎌낸 너는 마치

바람을 닮았어.

활처럼 굽은 몸이 꺾일 듯 위태롭지만,

끝내 부러지지 않는 너는 자신을

낮출 줄 알고 있나 봐.

고개를 숙인다는 건 패배가 아니라,

다시 일어설 힘을 비축한다는 걸

아는 것이겠지.


자연은 우리에게 말없이 가르친다.

모든 것을 이겨내려 애쓰기보다, 때로는

흐름에 몸을 맡기라고.

바람이 지나갈 때까지 버티는 것이

아니라, 그 바람과 함께 흔들리며

시간을 견디라고.


삶의 시련도 다르지 않다.

정면으로 맞서려 할 때 우리는 쉽게

지치고 상처를 입는다.

하지만 한 걸음만 물러서서 잠시

숨을 고르며, 스스로를 굽힐 줄

아는 순간, 우리는 부러지지 않는다.


갈대처럼 유연한 사람은 약해 보일지

몰라도, 가장 오래 살아남는다.

흔들릴 줄 아는 사람이 결국 다시

제자리로 돌아온다.

그러니 오늘의 바람 앞에서

너무 단단해지려 애쓰지 않아도 된다.

잠시 흔들려도 괜찮다.

그 또한 지나갈 것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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