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내 인생은 알 수가 없다.
첫날의 악몽 같았던 10시간의 일정이 채 잊혀지기도 전, 내 차는 이미 직장 앞
도로 가에 불법주차를 하고 있었다.
모든 도로변이 불법주차구역이지만 이른 출근시간임에도 주차할 곳이 마땅치 않았다.
건물을 중심으로 몇 바퀴를 돌다가 어렵사리 공간을 찾았다.
신입보안대원의 불안한 하루가 또 시작되었다.
어제와 마찬가지로 근무 투입 전 조회가 진행되는 장소에 모여서
간단한 업무지시를 받고 실무에 투입이 되었다.
오늘도 어제와 비슷한 구역으로 이동하였다.
3조 2교대 형식이어서 전날 야간조와 인수인계를 통해서 교대가 진행이 되었다.
그사이에도 단기 및 계약직 직원들이 업무 구역에 끊임없이 들어오고 있었다.
교대가 끝나고 자리에 앉아 근무일지를 간단하게 작성한다
그리고 검색시스템 장비들을 짧게 테스트를 하고 이상 유무를 확인해 본다.
드디어 출입사원들을 상대로 검색업무가 시작되었다.
오전에는 들어오는 사원들이 대부분이어서 출입카드 유무와 소지품 정도로 검색이 끝난다.
사원들은 입구에서 출입카드를 시스템에 태그를 해야 만 게이트가 열리고
그 게이트를 통과 후 소지품을 검색대에 올려놓아야 한다.
그리고 마지막 문형검색대를 이상 없이 통과를 해야 입장할 수 있는 것이다.
물론 이런 검색과정이 단 1분이면 가능하고 모든 사원들이 보안수칙을 지켜 준다면
검색대원의 할 일은 단순할 것이다.
어느덧 점심시간이 되었다.
시계를 착용할 수 없는 규정이 있어서 핸드폰이나 무전기의 시간화면으로 확인을 한다.
오전 내내 정신없이 일을 하던 근로자들이 몰려든다.
초보대원이 긴장을 한다.
각 구역마다 있는 엘리베이터를 타기 위해 서두르는 표정들이 역력하다.
검색대를 통과하기 위해서는 소지품을 올려놓고 한 사람 한 사람 통과해야 하지만 급한 마음에
꼬리물기식으로 검색대를 통과하니 검색 오류가 생길 수밖에 없다.
요란한 알람 소리와 함께 램프가 깜박인다.
하지만 초보대원의 눈스캔은 순간의 상황을 다 인지하지 못한다.
처음 맞닥뜨리는 상황에 침착한 대응이 어렵다.
수십 명의 근로자가 한꺼번에 빠져나가는 순간에는 상하좌우 정신없이 동공이 움직이지만
잘 돌아가는 영상의 일시정지 버튼을 누르듯 순간의 판단과 능동적인 대처가 부족하다.
물류센터의 특성상 입고 와 출고 등 전 과정의 업무가 존재하고 수많은 상품이 사원들의
손에서 분류가 되고 포장이 되다 보니 소소한 상품들의 반출이 빈번하게 발생하는 것 같았다.
어느덧 식사시간이 끝나고 한 시간마다 교대가 이루어져서 난 매번 생소한 장소로 공간
이동을 하고 있었다.
그렇게 낯선 장소에서 불안하고 초조한 시간들이 정신없이 흘러갔다.
중간중간 생리적 현상은 휴식시간에만 해결할 수가 있어서 무더위에 물도 양껏 마실 수가 없었다.
그야말로 초보대원의 말과 행동은 생각 속에만 있다고 해야 할까....
일상의 시간이 쌓이고 경험이 축적되는 순간까지는 업무의 유연성은 아득하기만 했다.
검색대를 통과하는 사원의 일거수일투족과 무전기 소리, 핸드폰의 업무톡을
수시로 확인하랴, 초보대원의 하루는 정신없이 흘러갔다.
새로운 세상과의 연결고리를 만들기 위해 오감을 열어야 했던 나의 몸은 땀으로 젖고
정신적으로도 지쳐 있었다.
아마도 보안대원의 일상은 오감으로 시작해서 육감으로 마무리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에게도 이런 육감이라는 하나의 ‘촉’이 발달한다면 업무적인 스트레스에서
벗어날 수 있을텐데 말이다.
출근 2일 차 초보대원의 조급함이 보이는 어설픈 하루가 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