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 속 겨울을 재촉하는 차가운 바람
낡은 형광등 불빛에 반사되는 서늘한 피아노 소리
살며시 세계를 둘러싼 홀로 앉은 작은 공간
간간히 전해오는 정적 소리는
피아노 소리의 틈새에 간섭되고
관계와 관계로 유지되는 일상은
잠시 쉼을 찾고 긴장을 늦춘다
잠시 후면 사라질
성냥팔이 소녀의 환상과도 같은 시간
홀로 남은 작은 공간에서
지금은 성탄절 저녁
지금은 축제의 전야제
나는 엄마 자궁 속 양수를 헤엄친다
쉼 없이 달리는 시간의 화살은
평안한 나의 작은 공간을 깨우고
놀란 공간은 유리창 너머로 겨울을 일깨워준다
홀로 남은 작은 나의 공간
잠시 후 홀로 남겨질 작은 시간의 공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