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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검은빛 Sep 24. 2022

[현재] 구로공단의 봄


한국인의 아파트 사랑에 맞춰

옛 구로공단을 밀어내고 조성된

아파트형 공장 밀집지역


여공들의 피와 눈물과 한은

횃불 든 조각상으로 남고

입주업체 사장 절반은

제 월급도 못 챙긴다는 IT업체들로

구로디지털단지는 활기 넘친다


공장 건물 옆 작은 분수 연못에

통통한 물고기들이 사는 줄도 모르고

빨려 들 듯 내뱉듯 드나든 어느 봄

잠시 시간을 멈추니

잉어들이 눈에 들어온다


어느 시간을 가도 사람이 넘쳐나고

어느 공간을 와도 사람이 넘쳐난다


다들 뭘 먹고사나?

중견업체 하나가 부도를 내서

이천오백을 날렸다는 우리 사장

자신은 줄 것 다 줬는데 라며 한숨만 푹푹


사천 원이면 한 끼 식사가 해결되는 식당과

육천 원 스타벅스 커피가 있는 곳에서

최저임금 김대리와

이천오백 날린 박사장과

이런저런 한숨 안은 사람들이

오늘도

구로디지털단지를 오가며

봄을 분석, 설계하고 개발한

연못을 노니는 황금 잉어와 함께


2017년 4월에

구로 디지털 단지
개발자들의 야근과 밤샘으로 불이 꺼지지 않아 <구로의 등대>로 불리는 게임회사 넷마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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