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교실 뒤편 벽에는 늘 내 그림이 걸려 있었다.
비록 초1 불자동차 그리기 대회 장려상과
초6 전국 어린이 사생대회 입상이 전부인 실력이지만
'곧잘 그리네' 소리 들으며 으쓱하곤 하였다.
하지만...
그게 어디 실력이 대단타 하겠는가
고3 때 미대 진학을 준비하는 애들 그림을 보니
내 그림은 뭐... ^^.
고1 음악실기 시험 만점 이후
합창부 생활을 거친 난
'그래도 노래 좀 하는 아이'였다.
합동체육시간 하릴없이 앉은 그늘에서
반대항 노래자랑 시간이면
어김없이 숫기 없는 내 이름이 불려지곤 하였다.
하지만...
그게 어디 대단타 하겠는가
슈퍼스타 K니 뭐니 하는 오디션 방송을 보노라면
세상엔 노래 잘하는 것들이 왜케 널렸나 싶다.
내 노래는 뭐... ^^.
캠퍼스 벽판에
시시때때로 붙여대던
'안녕들 하시냐'를 능가(^^)하는 시국 대자보 덕에
내 글줄도 봐줄 만 해졌던가 보다
'소설 같다'는 둥
'깊은 고뇌가 있다'는 둥
'재미있다'는 둥
여러 덕담도 듣고 하니 제 딴엔 글 좀 되나 착각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게 어디 대단타 하겠는가
페북이나 브런치에 널린 글쟁이들에 비견하자면
새발의 벼룩이 먹은 풀잎의 엽록소에 불과한 것을
내 글줄은 뭐... ^^.
그런데
그런데
'업'으로 하지 않는 재주들이 이렇듯 겸손해 지건만...
이 놈의 '정치'라는 것은
'차라니 내가 하는 게 낫겠다'느니
'저 작자보다 못하는 위인이 어디 있겠냐'느니
'저것도 정치 평론이랍시고 씨부리냐'느니
당최 전업 정치가들에게 겸손해할 기회가 생기질 않는구나.
옛끼~. 머저리 정치가들아.
그림 말고, 노래 말고, 글 말고..
'정치'는 차라리 내가 하는 게 낫지 않겠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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