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커피 맛에 조예가 있는 것도 아니고, 프랜차이즈 커피를 자주 마시는 것도 아니라 스타○○, 이디○, 메○ 따위에 큰 관심은 없었다. 그래도 종로나 강남으로 돌아다니며 늘 눈에 띄는 것들이었는데...
번화가에서 살짝 비껴 난 우리 동네에 노란색 프랜차이즈가 들어와 있으니, 왠지 동네가 좀 더 도시스러워 보인다. (통닭집이 폐업하고 커피집이 생겼다) 개점일에 늦게 퇴근, 다음날 지나다 보니 '재료소진'이 붙어 있어 맛은 아직 못 봤다. 그래도 길가 모퉁이를 돌 때마다 강남 신논현을 지나는 것 같기도 하고, 종로 거리를 걷는 것 같기도 하다.
강남 교보사거리 눈에 띄는 빌딩
오늘 아침.
'콩나물 사 오라'는 마나님 지시에 우산을 받쳐 들고 터덜터덜 다녀오자니, 커피가게 앞 손님들이 여럿 보인다. 부부로 보이는 사람들 중 여성이.
"아이... 다른 데로 가자. 아무리 주문이 밀렸다고 해도 응대를 그런 식으로 하면 안 되지."
라며 목청을 높인다.
전후 사정을 본 게 아니니 목소리가 높아진 배경을 알 수는 없지만, 노란 커피가게에 쏠린 사람들 관심의 크기만큼 이런저런 불협화음도 같이 나오는 게 아닌가 싶어 보였다.
'한동안 북적이겠지'
커피가게의 작은 소동에, 레몬에이드 하나 사 가려던 생각을 그냥 콩나물 배달이나 하자로 바꾸었다. 그리곤 추적추적 내리는 빗속을 걸어 집으로 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