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년간 대전, 대구, 경기도를 넘나든 고양이 '금동이' 이야기
17세의 싱어송라이터 '김푸름'.
채널A <청춘스타>에서 김창완의 <안녕>을 노래한다.
김푸름이 엄마 뱃속에 있었을 때 아빠가 주워온, 고양이 '까미(17세 동갑)'에게 보내는 노래. 김창완의 명곡은 '김푸름'에 의해 극강의 슬픈 감성을 입고 재해석된다.
금방이라도 눈물이 흘러내릴 것 같은 17세 소녀 김푸름의 얼굴.
너무나도 슬픈 목소리
안녕
귀여운 내 친구야...
17년 전 어느 추운 겨울날.
대전시청 앞에서 두어 달 되어 보이는 고양이가 아내를 집사로 '간택'한다. 금색과 동색이 섞여 있다고 아들은 그 고양이를 '금동이'라고 불렀다. 식구가 된 고양이는 새 식구들에게 기쁨도 주었지만, 온 가족에게 피부병을 주기도 하고, 고양이털 알레르기를 주기도 했다.
아이의 비염이 심해져 도저히 함께 살기 어렵다는 판단에 마당이 있는 처가에 보내 하이브리드 고양이(집냥이 + 길냥이) 생활하기를 7년. 12살 노년에 접어든 고양이는 다시 우리와 함께 살게 된다. 대전, 대구, 경기도를 넘나드는 묘생으로써는 충분히 파란만장했다고 할 만한 삶.
언제까지라도 함께 행복하리라 생각하던 금동이는,
6개월 전 겨울을 나며 조금씩 조금씩 건강을 잃기 시작했다. 장염, 신부전, 관절염 등을 앓으며 사료를 잘 먹지 못하게 되었다. 평소 다니던 동탄의 H동물병원 원장은 '노령묘라서 소염진통제 등을 써서 진통을 덜어주다가 이별을 준비해야 할 것 같다'고 처방했다. 그렇게 이별의 시간을 맞을 수밖에 없다고 체념하고 있던 어느 날.
김푸름 경우처럼 고양이와 동갑은 아니지만, 8살 때 금동이를 만나 함께 커 온 아들내미가 금동이의 생명의 끈을 붙잡았다. 수원의 규모가 큰 K동물병원으로 데리고 가서는 스테로이드 치료 등으로 건강을 회복시킬 수 있다고 진단을 받아온 것이다.
'아.. 살릴 수 있는 것을 H동물병원 말만 믿고 있었나?'
한편으로는 희망을, 한편으로는 동탄 H동물병원장에 대한 원망이 피어났다.
스테로이드 치료를 시작하자 금동이 상태는 획기적으로 호전된 것처럼 보였다. 후다닥 뛰어다니기도 하고, 사료도 마구마구 먹는 등 소위 '회춘'을 한 것이 아닌가 싶을 정도였다.
하지만...
모든 약물 치료에 부작용 없는 것이 어디 있으랴.
스테로이드나 항구토제 등 약을 강제로 먹이고 나면 부자연스러운 식욕 등에 금동이는 괴로운 비명을 질러 대었고, 보호자를 물거나 하는 부작용을 보이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획기적으로 좋아져 보이는 모습에 부작용이 두드러져 보이지 않았지만, 점점 활기찬 모습 뒤에 가려져 말 못 하며 괴로워해야 하는 금동이의 모습이 더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그렇게 치료해 오기를 6개월 여.
우리는 억지로 먹이는 약물과 금동이의 활기참을 교환하는 것이 옳은 것인가 고민하게 되었다.
'약을 줄여가자. 그리고 금동이에게 약물에 의한 불편한 활기참이 아니라 자연스러운 노화를 받아들이자'
는 결론을 내리고 약물을 줄여나갔다.
그러자 금동이는 약물 부작용에 의한 고통의 비명은 줄어들었지만 식욕이 줄고 기운이 빠지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신장 기능에 도움을 주는 특화사료를 안 먹게 되고,
다음에는 원래부터 먹던 로열캐닌 사료를 먹지 않게 되고,
그리고는 싹싹 설거지하듯 먹던 습식 캔사료도 입을 대지 않고,
또 그다음에는 얼마를 주던 좋아하던 '파티믹스(고양이 간식)'도 흥미를 잃고,
마지막에는 절대 거부할리 없다고 여겼던 '고양이계의 마약' <츄르>를 내밀어도 힘없이 고개를 돌리게 되었다.
'강제급식을 해서라도 금동이의 삶을 연장하자'는 아들내미의 주장과
'강제급식은 금동이를 고통스럽게 한다고 편안하게 보내주자'는 아내의 의견이 대립했다.
논란 끝에 '편안한 이별'을 선택한 우리 가족.
이제...
마지막 이별을 직감한 것일까?
여전히 예쁜 17살 금동이는 좋아하던 엄마 옆자리도 마다하고, 수시로 드나들던 자신의 화장실 모래 위에 자리를 잡고 힘겨운 숨을 쉬고 있다. 화장실 실수를 하여 집사를 귀찮게 하지 않으려는 자존심일까? 아니면 집안에서 그래도 '자연'에 가장 가까운 모래 위에서 삶은 마치고 싶은 본능일까?
분명 사람은 아니고 고양이 일 뿐이다.
하지만, 17년이나 함께 한 반려생명체와의 다가오는 이별에 집사들은 한없는 슬픔에 빠져든다.
금동아!
여전히 아기처럼 예쁜 사랑하는 금동아!
너와 함께 할 수 있어서 행복했다.
고귀한 생명체인 금동이도 17년 동안 행복했었기를...
안녕...
어쿠스틱 기타의 선율과
김푸름의 슬픔이 뚝뚝 떨어지는 목소리에 실린 노래가 이어진다.
안녕
귀여운 내 친구야
멀리 뱃고동이 울리면
내가 울어주렴 아무도 모르게
울면서 멀리멀리 갔다고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