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년을 함께 한 고양이가 오늘(6.23) 넘기게 어렵다고 하네요. 반려생명체들과 함께 하는 분들이 "우리 아이", "아이 엄마" 등의 표현을 사용할 때 살짝 거부감이 들곤 했었지요. '오버하는 거 아냐?' 하며.
이별의 아픔.
그 크기야 사람 가족을 잃는 것에 비할 수 없겠지요. 하지만, 대개 가족의 임종을 곁에서 지켜드리기 힘든 현실을 감안하면 "그 슬픔의 과정"은 결코 사람 가족에 비해 만만치 않음을 느끼게 됩니다.
거의 한 달가량 이어진 반려묘를 보내야 하는 착잡한 상황, 가족의 갈등(강제급식, 안락사, 자연사 등등) 그리고 오늘, 내일 하며 이어지는 이별의 냄새를 맡으며 지낸 그 작은 감성을 해 봅니다.
오늘 밤 떠날 고양이에게 보내는 시로.
# 안녕, 금동아
살며시 다가와서
옆자리 차지하곤
시치미 뚝 떼고 딴청 피우던 너
후다닥후다닥
네겐 넓지 않을 거실을 내달리곤
철퍼덕 주저앉아 물끄러미 바라보던 너
퇴근 후 거실 소파엔
너도 함께 퇴근하고 내 무릎에 앉아
골골송을 한없이 들려주던 너
이젠 볼 수 없게 되었구나
너의 부비부비 몸짓도
피곤이 달아나는 골골 송도
짧지 않았을 십칠 년 묘생에
우릴 만나 행복했니?
즐겨 숨던 식탁 아래와
제자리인 양 차지하던 소파 귀퉁이가
널 만족하게 했니?
너와의 밤, 너와의 낮 모두 즐거웠단다
이젠 아프지 말고
평안한 안식 가지렴
나의 야옹이, 우리 금동이
잘
가거라
위 글을 쓰고
금동아 힘들게 버티지 말고 어여 가거라!
하며 온 가족이 그의 날숨 들숨을 지켜보며 밤을 새우고
또 날이 밝아 희미하나마 숨을 놓지 않고 있음을 확인하고 출근하였는데...
오늘(6.24) 오전 11시경에 사람 엄마품에서 마지막 숨결을 내쉬었다고 연락이 왔네요. (아들이 "금동아 가서 고양이 엄마 만나거라" 하는 말을 듣고 깜짝 놀랐네요. 아.. 금동이에게 '사람 엄마' 말고 '고양이 엄마'가 있었지 하며)
17년을 파란만장(대전-대구-화성)하게 살았지만
마지막 몇 년은 병치레를 했으며
또 마지막 6개월은 힘겹게 치료를 하고
최후의 한 달을 안쓰럽게 버티다 떠나간
나의 친구
우리 아이
우리 가족
고양이 '금동이'를 기리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