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층 엘리베이터 문이 열린다.
연결된 계단통로를 통해 들려오는 왁자지껄 소리.
아래층 공부방의 어린 친구들이 열명 남짓하게 타고 올라온다. 내 키의 반 조금 넘는 어린 친구들이 일제히 나를 올려다본다. 제비 새끼들이 먹이를 물고 온 엄마 제비를 바라보듯. 겨우 올라탈 자리에 발을 밀어 넣고 엘리베이터 출입문을 향해 돌아섰다.
- 야야.. 이거 맛있다.
- 아니야.. 이게 더 맛있어.
- 다시 7층이다 7층.
- 하하하.
- 호호호.
공부방에서 받아왔는지 손에 먹거리 하나씩 들고는 서로서로 맛있다 자랑소리가 끊이질 않는다. 어린 친구들이 타고 올라온 7층에서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 아직 1층 아니라고 시끌시끌 에너지가 넘쳐흐른다.
'내가 이거 웬 호사냐?!
이렇게 어린 친구들에 둘러싸여 활기찬 목소리를 듣다니 ㅎㅎ'
아닌 게 아니라 최근 몇 년간을 돌이켜봐도, 이렇게 많은 어린 친구들과 자리를 함께 했던 기억이 없다. 우리 집에서 어린이가 사라진(^^) 지도 십여 년이 지났기에.
불과 8층에서 1층까지 몇 초의 시간일 뿐이지만. 옛날 학생 시절로 치자면, 열명 남짓한 여학생들에 둘러싸여 하하, 호호 하이톤의 음성을 들으며 가슴 콩닥거리는 상황이라고 할까^^. 물론 어린 친구들의 해맑고 얼굴들을 보고 밝고 기운 찬 목소리를 듣는 것은 가슴 콩닥거림이 아니라 흐뭇한 아빠미소가 지어진다는 것이 다를 뿐.
최근 유튜버 <슈카월드>의 <대한민국은 끝났는가> 편에, 2390만 명의 구독자를 가진 독일의 유튜버 <쿠르츠게작트(Kurzgesagt)>의 <South Korea Is Over(대한민국은 끝났다)>편의 '대한민국의 미래가 없는 이유'가 소개되었다.
이에 따르면 출생률이 0.7대에 이를 정도의 극심한 인구절벽 현상이 이어지고 있는 "한국의 미래는 없다"는 것이다. 설사 출생률이 2.x대로 반등한다고 해도 다시 총인구수 최고점을 넘어설 수는 없는 통계적 현실을 듣자면 아찔해짐을 느낀다.
나를 비롯한 모두가 '알고 있으면서도 모르는 '인구감소' 문제. 비록 내가 정책 결정권자도, 사회 지도층 인사도 아니지만... 향후 수십 년 후 이 왁자지껄한 어린 친구들이 어른이 된 시대는 대한민국의 현실이 결코 쉽지 않겠다고 느껴진다.
미안함.
아쉬움.
그리고 절망감
하지만 그럼에도
앞으로 다시 내게 이런 날, 아니 이런 몇 초의 시간이 오겠나 싶은 행복한 시간을 안겨 준 어린 친구들에게 희망을 걸어볼 수밖에 없겠다. 어떻게 든 헤쳐나가겠지.
미래의 주인공인 어린 친구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해야겠다.
감사합니다.
7층 공부방 어린이 여러분!^^
2025년 오월에
- 동네 아저씨가 (원빈 아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