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각들을 다시 껴안는 일 — 통합과 회복에 관하여

일상 산문 연재

by 콩코드


인생은 처음부터 완성된 하나의 조각이 아니다.

어떤 날은 내면의 균형이 무너지고,

어떤 날은 관계의 틈이 벌어지며,

또 어떤 날은 뜻밖의 말 한마디가 마음 깊숙한 곳을 뒤흔든다.


흩어지는 일은 생각보다 너무도 쉽다.

단 한 번의 외면, 무심한 말 한마디,

혹은 그저 흘러간 시간 하나만으로도.


그리고 우리는 종종,

무엇이 잘못된 건지도 모른 채

어느새 조각난 자신과 마주하게 된다.


그럴 때, 사람들은 회복을 원한다.

예전처럼 돌아가기를 바라거나,

아무 일도 없었던 듯 살아가기를 바라면서.


"괜찮아져야지."

"이겨내야지."

그 말들로 스스로를 다그치며,

애써 마음을 추슬러보려 한다.


하지만 회복은 그런 식으로 오지 않는다.

애써 버티고, 무작정 견디는 것만으로는

온전해질 수 없다.


회복은 부서졌음을 솔직히 인정하는 데서 시작된다.

그리고 통합은 예전의 나로 되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조금은 달라진 나를 새로운 형태로 받아들이는 일이다.


우리는 살아오며 참 많은 모습으로 존재해왔다.

사랑받고 싶어 애타던 아이,

무언가가 되기 위해 분투하던 청춘,

누군가의 기대에 자신을 맞추던 어른.


그 모든 시간이 분명히 나였지만,

때로는 그중 일부만을 남기고

나머지는 외면하거나 지워내려 했다.


하지만 진짜 회복은

지워냈던 조각들까지 다시 끌어안는 데서 시작된다.

상처 입은 나, 실패한 나, 미성숙했던 나.


그 모든 모습마저

내가 살아낸 시간의 일부였음을 받아들일 때,

비로소 삶은 다시 조용히 하나로 엮이기 시작한다.


통합은 과거를 미화하는 것도, 지우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그것은 기억을 다시 읽는 법이다.


그때는 그럴 수밖에 없었다고,

그 선택 또한 나름의 용기였다고,

조금 더 다정한 시선으로

과거의 나를 다시 바라보는 일이다.


그리고 그렇게 바뀐 시선은

결국 지금 이 순간의 나를 구원한다.


더는 서두르지 않아도 된다.

남들과 비교하지 않아도 된다.


있는 그대로의 나로도

충분히 살아갈 수 있다는 사실을,

조금씩, 그러나 분명하게 깨닫게 된다.




물론, 그 과정은 느리고 더디다.

때로는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간 뒤

두 걸음 뒤로 물러서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하지만 통합이란 원래 그런 것이다.

단번에 이루어지는 회복은 없다.


회복은 매일 아침,

스스로에게 조용히 안부를 묻는 일이고,

하루가 저물 무렵,

내 마음의 온도를 살피는 일이다.


오늘 하루를 무사히 건너왔다면,

그 자체로 회복의 흔적이다.

어제보다 단 한 번이라도

숨을 고를 여유가 있었다면,

그건 이미 통합을 향해 나아가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 길 끝에서 우리는 비로소 알게 된다.

삶은 언제나 조금씩 부서지지만,

그와 동시에 언제나 다시 이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조각난 자리를 조용히 끌어안고 살아가는 사람만이

더 단단해지고, 더 유연해진다.




그러니, 서두르지 않아도 된다.

그리 괜찮지 않은 날이 있다면,

그 하루를 버텼다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하다.


지금의 나를 있는 그대로 안아주는 일.

그것이 회복이고,

그것이 통합이다.


그리고 그 과정을 지나

우리는 이전보다 조금 더 고요한 마음으로,

다시 내일을 시작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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