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몬 드 보부아르와 넬슨 올그런, 사랑했으나 함께할 수 없었던 이유
시몬 드 보부아르의 《연애편지-보부아르와 넬슨 올그런의 사랑》을 읽던 중이었다. 그녀가 넬슨 올그런에게 보낸 문장들은 지금도 활자 위에 숨 쉬고 있다.
“나는 당신 없이는 살 수 없다고 믿어요. 당신을 기다리는 시간이 나를 살아 있게 해요.”
이토록 뜨겁고 절실한 고백. 그러나 우리는 안다. 그 사랑은 결국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것을.
서로를 이토록 원하고도, 왜 그들은 함께하지 못했을까. 시몬 드 보부아르와 넬슨 올그런. ‘세기의 사랑’이라 불렸던 두 사람의 관계를 들여다보면, 사랑이라는 감정 하나만으로는 결코 넘을 수 없는 현실의 벽이 선명하게 드러난다.
그 물음에서 이 글은 시작된다. 이제, 그들이 끝내 헤어질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조심스레 짚어본다.
시몬 드 보부아르와 넬슨 올그런의 사랑은 ‘세기의 사랑’이라 불릴 만큼 격렬했지만, 결국 끝을 맞았습니다. 그 이유는 몇 가지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문화와 환경의 차이
보부아르는 프랑스 파리의 지식인이었고, 실존주의와 페미니즘이라는 전위적 담론 속에 살았습니다. 반면, 넬슨 올그런은 미국 시카고의 하층민을 주로 그린 리얼리즘 작가였습니다. 두 사람의 세계관은 서로 매혹적이었지만, 장기적으로 공존하기에는 너무 달랐습니다. 보부아르는 파리의 살롱과 철학적 대화를, 올그런은 시카고의 거칠고 무거운 현실을 삶의 일부로 여기고 있었습니다.
언어와 거리의 문제
보부아르와 올그런은 만남 이후에도 대부분 편지로 관계를 유지했습니다. 영어와 프랑스어라는 언어 장벽, 대서양을 사이에 둔 물리적 거리, 만날 때마다 반복되는 이별은 둘 모두를 지치게 했습니다. 특히 올그런은 가난했기 때문에 자주 유럽으로 건너갈 여유도 없었고, 장거리 연애의 피로감은 결국 관계를 소모시켰습니다.
사르트르라는 존재
보부아르는 평생 장 폴 사르트르와 ‘열린 관계’를 유지했습니다. 올그런은 처음에는 이를 이해하려 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보부아르와 사르트르 사이의 유대에 소외감을 느꼈습니다. 보부아르는 사르트르와의 계약을 결코 포기하지 않았고, 올그런은 결국 자신이 늘 2순위라는 사실에 괴로워했습니다.
사랑의 온도 차이
보부아르는 감정적으로 지적이고 이성적인 사랑을 중시했습니다. 반면, 올그런은 보다 육체적이고 본능적인 사랑을 원했습니다. 보부아르는 사랑 속에서도 자유를 원했고, 올그런은 더 전통적인 헌신을 바랐습니다. 이 온도 차이는 시간이 흐를수록 명확해졌습니다.
마지막 계기
올그런은 점차 알코올과 우울에 휩싸였습니다. 그의 불안정한 감정과 생활은 보부아르에게 큰 부담이 되었고, 그녀는 사르트르와의 관계 안에서 안전함을 택했습니다. 결국, 두 사람 모두 ‘더 사랑했지만, 더 견딜 수 없는’ 관계라는 사실을 인정하게 됩니다.
정리하자면,
"보부아르는 사르트르를 버릴 수 없었고, 올그런은 보부아르의 반쪽짜리 사랑을 견딜 수 없었다."
그래서 그들은 사랑했지만, 헤어졌습니다.
《연애편지 ― 보부아르와 넬슨 올그런의 사랑》은 시몬 드 보부아르가 넬슨 올그런에게 보낸 편지를 엮은 책입니다. 냉철한 철학자, 독립적인 여성이라 알려진 보부아르의 또 다른 얼굴을 엿볼 수 있습니다. 이 책에는 그가 한 남자를 얼마나 깊이 사랑했고, 또 얼마나 고독하게 그 사랑을 견뎌야 했는지가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