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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r 23. 2024
<고발> 공무원 기강해이 심각, 대책 시급
초과근무수당 부당 수령, 업무추진비 사적 사용, 허위 유연근무
- 공무원들 정말 이래도 돼?
- 속속들이 썩었다. 철저한 조사와 엄벌만이 답.
오늘(23일) 〈‘당구 치고 술 마시고’ 초과근무 수당 챙긴 공무원들... “감사 중”〉이라는 제하의 기사가 떴습니다. 기사에 따르면 어느 도청에 근무하는 공무원들이 스크린 골프나 당구를 치고, 더러는 술을 마신 뒤 사무실에 들어와 초과근무를 한 것처럼 위장하는 방식으로 수당을 받아 챙겼습니다. 늦은 시간까지 개인적인 일을 보고 사무실로 들어와 초과 근무를 한 것처럼 수당을 타낸 공무원까지 있습니다. 도적적 해이가 도를 넘어섰습니다. 초과 근무 시간에 실제로 일을 했는지 따져보지도 않았는데도 그렇습니다. 사안이 큰 만큼 전국적으로 실태 조사가 불가피합니다.
문제는 초과근무뿐만이 아니라는 겁니다. 여비 부당 수령, 업무추진비 (사실상) 사적 사용, 허위 및 붙박이 유연근무도 층위를 달리하며 교묘하게 이뤄지고 있습니다.
교묘해진 여비 부당 수령
공공기관에 들러 서류 몇 장 가져오는데 2명이 같이 다녀와 출장 시간으로 2시간 이상(고작 1시간 내 거리) 올리는 방식으로 출장비 과다 수령
몇 해 전 여비 부당 수령 문제가 보도되면서 전국적으로 대대적인 조사를 벌인 일이 있었습니다. 확인해 보지는 않았지만, 그 후 출장을 나간 것처럼 서류를 꾸미는 일은 거의 없어진 거 같습니다. 당시 공무원들은 쌈짓돈 마냥 여비를 타 먹었습니다. 허위로 출장을 단 사실에 관해서 공무원들에게 문제의식이 전혀 없었습니다. 마치 월급 타듯 당연하게 받아먹었습니다.
요즘은 1명이 출장 나가도 될 일을 굳이 2명이 함께 나가는 방식으로 교묘해졌습니다. 예를 들면 정기적으로 타 기관에 들러 거기 있는 서류 몇 장을 가져오는 일이, 혼자 다녀올 경우처럼 오해의 소지가 있거나 위험에 노출될 위험성이 상당해서 반드시 2명 이상이 출장을 가야 하는 상황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습니다. 과거처럼 고정적으로 출장을 달고, 사무실에 있으면서 출장 나간 척 여비를 타 먹는 경우를 적발하는 것으로는 사태를 막을 수 없습니다.
과연 2명이 함께 다녀오지 않으면 안 될 일인지, 일의 성격에 비춰 출장 다녀온 시간이 적정한지를 따져 물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그런 식의 교묘한 방법이 동원되고 관행처럼 굳어질 겁니다.
업무추진비 사적 사용, 도 넘었다
업무추진비가 부서장 쌈짓돈? 마치 자기 돈으로 산듯 생색내기는 기본. 주로 자신에게 아부 떠는 직원들을 골라 제 입맛에 맞는 음식 사먹어. 주로 그 용도. 업무추진비가 그런 데 쓰라고 편성된 예산인가? 눈먼 돈으로 인식돼 시민 혈세만 줄줄 새나가
업무추진비는 또 어떻습니까? 업무추진비 사용 내역은 정기적으로 보고하게 되어있습니다. 그래서 제대로 사용되고 있습니까? 천만의 말씀입니다. 해당 사용 내역에 누가 함께 식사를 했는지 구체적으로(실명으로) 적는 항목이 없습니다. 그와 같은 맹점을 노려 자신에게 잘 보인 사람들에게 밥 사주는 용도로 업무추진비를 사용하고 있다는 건 이제 공공연한 비밀입니다. 업무추진비를 쓰기 위해선 법카를 긁어야 합니다. 법카의 부당한 사용이 초미의 관심사가 된 요즘에도 문제의식이 전혀 없는 거 같습니다.
법카 사용 사후 사용 승인 형식의 공문에 ‘직원 격려 차원’이라고 쓰면 묻지도 따지지도 않는 현행 방식을 바꾸어야 합니다. 구체적으로 밥을 같이 먹은 사람들 실명을 적게 해야 합니다. 현행처럼 직원 격려 차원이었다고 공문을 만들면 무사 통과되는 방식으로는 법카 사용자가 자신의 입맛대로 특정 직원들을 골라 자기가 나가서 먹고 싶을 때 입에 맞는 음식을 골라 먹는 용도로 법카를 반복해서 쓰는 행위를 가려낼 수 없습니다. 업무추진비가 무슨 쌈짓돈이라도 됩니까? 먹고 싶은 음식이 생각날 때, 자기에게 잘 보인 특정 직원들을 골라 사실상 사적으로 밥을 먹고도 버젓이 법카를 긁을 용기를 내다니 이 정도면 도덕관념이 완전히 무너졌다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닙니다.
부서 내 업무 추진을 원활히 하는 용도로 쓰라고 되어 있는 예산을 밥 먹는 데 대부분 쓰는 것도 문제지만 누구와 먹었는지 알 수 없는 '직원 격려'로 올려 국민의 피 같은 세금을 사실상 제 쌈짓돈으로 사용하는 어처구니없는 짓을 막을 방법은 실명 도입뿐입니다.
최근 6개월 사용 내역을 제출하되 참석자 명단을 함께 제출하라고 하십시오. 오래되어서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고 눙치기 쉽지 않을 겁니다. 특정인 몇 사람과 특정 식당을 자주 다녀오고도 누구와 같이 갔는지 모른다? 이쯤 되면 부당 사용을 자인하는 꼴이 된다는 것쯤 여러분은 벌써 눈치채셨을 겁니다. 직전 행위는 묵인하고 앞으로 반복되면 엄벌하겠다고 하는 건 솜방망이 처벌에 다름 아닙니다. 엄밀히 따져서 처벌이라고 할 수조차 없습니다.
철저히 조사해서 사실상 사적 사용 용도로 변질된 업무추진비 사용을 끊어내야 합니다. 고작 돈 몇 푼에 너무 한 것 아니냐고요? 그게 어떤 돈입니까? 다녀온 것처럼 출장을 꾸며 여비를 월급처럼 태연하게 타먹다 국민의 지탄을 받은 게 겨우 몇 해 전 일입니다. 현행대로 직원 격려라고 문서를 작성하면 뒤탈이 없으니 업무추진비를 사실상 사적으로 빈번하게 사용하는 짓이 그치지 않습니다. 업무추진비 사적 사용의 예후가 여비부당 수령의 예후와 똑같다는 사실이 기막힙니다. 국민이 내부 사정을 어찌 알랴 싶었던 듯합니다. 마치 돌아가는 사정이라곤 생판 모르는 바보천치로 국민을 생각하는 것과 무엇이 다릅니까.
허위와 붙박이로 변질된 유연근무. 갑질은 기본.
하루도 빠짐없이 1시간 일찍 퇴근하는 유일한 사람. 부서장. 퇴근 후 공백에 대한 문제의식이라곤 조금도 없어. 업무대행조차 지정하지 않고 퇴근해 결재받으려는 직원들만 골칫거리. 그러고도 갑질과 권한남용으로 직원들 통제. 겉으론 아무 문제 없는 알흠다운 사무실.
시작한 김에 유연근무 문제도 지적해야겠습니다. 출근시각보다 1,2시간 먼저 출근하거나 1,2시간 늦게 출근하는 방식으로 여가를 활용하거나 복잡한 출근시간대를 피하는 용도로 활용되어야 할 유연근무제가 특정인에 의해 변질되고 있습니다. 부서 내 전 직원이 같은 날 유연근무를 활용할 수는 없습니다. 일정 인원이 정상적으로 근무해야 민원응대가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특히나 본인 업무를 생각하면 매일 특정시간에 유연근무를 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유연근무가 붙박이처럼 행해지는 곳이 있습니다. 급기야는 자신이 매일 고정적으로 연가를 사용한다는 걸 부서원들이 전부 아는 상황을 빌미로 유연근무를 신청하지 않았으면서 마치 상관에게 유연근무 허락을 받은 것처럼 위장한 예도 있습니다. 이유야 여러 가지가 있을 겁니다. 매일 올리기 민망해서라든지, 눈치 보여서 등등이 이유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깜빡했다는 말은 사실이 아닙니다. 혹 하루는 그럴 수 있습니다. 하지만 1주일을 그럴 순 없습니다. 시스템상 유연근무로 일찍 출근하면 컴퓨터에 출근 사실을 등록해야 합니다. 마찬가지로 퇴근힐 때도 등록해야 합니다. 그런 절차를 1주일 내내 깜빡하기란 애초 불가능합니다. 오히려 누가 유연근무를 허락받았는지 공개되지 않는 현행 시스템의 문제점을 악용했을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보는 편이 합리적인 추론에 가깝습니다.
더 가관은 일찍 나온 그 시간을 그가 잡담으로 보내는 것. 일찍 나온 시간만큼 일찍 퇴근하게 된다는 점에서 그 시간은 엄연히 근무시간입니다. 마치 휴식시간이라도 된 듯 다수와 사무실에서 커피 마시며 떠드는 게 온당하다고 볼 사람은 없을 겁니다. 모처럼 일찍 나와 업무준비를 하고 있는 직원들을 불러 시간 내내 잡담이라니. 같이 차를 안 마시면 그 정도도 못해주냐고 따져 묻는 건 예사고, 그렇게 제 눈밖에 난 직원을 왕따로 모는 전근대적인 사고방식과 그러니 눈밖에 나지 말라는 듯한 경고성 발언을 서슴지 않는 정신 나간 행동을 버젓이 벌이고도 그는 신기방기하게 구설수에 오르지 않습니다. 왜겠습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