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기의 형식〉 최종 완결 에세이

냉혹함과 부드러움 사이, 금기의 이중성

by 콩코드

​그동안 30편에 걸친 〈금기의 형식〉 연재에 깊은 관심과 성찰을 나눠주신 독자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딱딱하고 무거울 수 있는 주제였지만, 여러분의 참여 덕분에 이 지적 여정은 더욱 풍요로울 수 있었습니다.


​저희는 이 긴 탐험 동안, 사회의 질서와 생존을 위해 냉혹한 칼날처럼 작동했던 '냉혈한 금기'부터, 서로를 이해하고 감싸 안는 부드러운 실타래 같은 '부드러운 금기'까지, 금기의 이중적인 얼굴을 모두 조명했습니다.


​최종 완결편에서는 이 상반된 두 속성이 우리 개인의 삶과 공동체에 어떤 본질적인 의미를 남기는지 이야기 나누며, '금기의 형식' 시리즈의 대장정을 마무리하고자 합니다.


​금기의 냉혹한 칼날: 질서를 위한 엄격함

​금기의 냉혹한 면모는 때로는 집단의 생존과 안정을 위해 타협 없이 단죄하고 배제하는 힘에서 발현됩니다.

​최소한의 방어선: 살인 금기, 근친상간 금기 등 가장 근본적인 금기들은 인간 사회의 붕괴를 막아낸 최소한의 방어선이었습니다. 이를 어긴 자에게 주어지는 가차 없는 사회적 낙인과 배제는, 공동체 전체의 안정을 지키기 위한 필수적인 대가였습니다.

​통제의 그림자: 때로는 금기가 특정 권력 구조를 유지하거나, 사회가 마주하기 불편한 어두운 진실(과거사, 구조적 차별 등)을 은폐하기 위한 차가운 통제의 도구로 악용되기도 했습니다. 냉혈한 금기는 역사 속에서 엄격한 질서를 제공함과 동시에, 그림자 같은 억압의 흔적을 남겼습니다.


금기의 부드러운 실타래: 공감과 배려의 약속

​반면, 저희가 연재를 통해 재발견했듯이, 금기는 동시에 서로를 향한 섬세한 배려와 깊은 존중의 언어를 담고 있습니다.

​윤리적 안전망: 타인의 고통이나 사적인 영역을 함부로 소비하지 않는 금기는 타인의 존엄성을 인정하는 부드러운 약속입니다. 이는 '당신을 해치지 않겠습니다'라는 무언의 신뢰를 바탕으로, 우리 관계에 심리적 안전망을 제공합니다.

​관계의 지속성: 이 부드러운 금기들 덕분에 우리는 매 순간 경계심을 세우지 않고, 서로에 대한 불필요한 의심 없이 편안하게 공동체를 유지할 수 있었습니다. 금기는 공동체의 끈을 끊는 대신, 신뢰를 통해 관계를 엮어주는 튼튼한 실타래의 역할을 수행해 왔습니다.


금기의 완성: 균형을 향한 성숙한 질문

​금기의 본질은 결국 냉혹한 엄격함과 부드러운 배려라는 상반된 두 속성 사이에서 올바른 균형을 찾는 데 있습니다.

​지속적인 성찰: 성숙한 사회는 과거의 냉혹한 금기가 현재에도 정의로운지 끊임없이 질문하고, 시대의 가치에 맞지 않는 낡은 규칙은 용감하게 깨뜨릴 줄 아는 용기를 가져야 합니다.

​책임감 있는 자유: 동시에, 인간의 존엄과 연대를 지키는 부드러운 금기들은 더 소중히 간직하고 지켜나가야 합니다. 진정한 자유는 금기가 없는 무질서가 아니라, 냉혹함과 부드러움을 구별하여 책임감 있게 경계를 설정하고 존중하는 능력에서 완성됩니다.


독자께 드리는 마지막 감사와 제언

​30편의 긴 여정 동안 저희의 사유에 동참하고, 함께 고민해 주신 모든 독자 여러분께 다시 한번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우리가 금기에 대해 토론하고 그 형식을 성찰하는 행위 자체가, 우리 사회가 더욱 인간적이고 정의로우며 따뜻하게 진화하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냉혹한 칼날은 무디게 다듬고, 부드러운 실타래는 더욱 튼튼하게 엮어 나가는 것.


​이것이 바로 〈금기의 형식〉이 독자 여러분과 함께 완성하고자 했던 최종적인 의미입니다. 여러분의 삶에 정의롭고 따뜻한 금기의 균형이 항상 함께하기를 기원합니다.

​— 〈금기의 형식〉 연재를 마무리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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