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피해자에게 '용서'를 권하며, 그것이 과거의 사슬을 끊고 진정한 평화에 이르는 유일한 길이라 가르친다. 용서하지 못하고 분노를 품는 행위를 미성숙하거나 스스로를 파괴하는 집착으로 매도한다.
그러나 용서는 가해자의 죄를 닦아주기 위해 피해자의 정당한 분노를 제물로 바치는 잔인한 의식이다.
당신이 타인에게 용서를 종용하는 이유는 피해자의 치유를 위해서가 아니다. 그저 비극적인 사건이 가져온 불편한 긴장감을 서둘러 해소하고, 공동체의 평화를 되찾고 싶은 당신 자신의 이기심 때문이다. 용서는 가해자가 져야 할 참회의 무게를 가볍게 만들고, 피해자에게는 '관대한 성자'라는 허울 좋은 지위를 부여하며 그가 마땅히 누려야 할 분노할 권리를 강탈한다.
기억하라. 진정한 치유는 억지스러운 화해나 용서가 아니라, 자신의 상처를 온전히 직시하고 끝까지 분노할 수 있는 주체적인 증오에서 시작될 수도 있다. 용서는 때로 가해를 완성하는 마지막 퍼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