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화. 용서의 덫

by 안녕 콩코드

​우리는 피해자에게 '용서'를 권하며, 그것이 과거의 사슬을 끊고 진정한 평화에 이르는 유일한 길이라 가르친다. 용서하지 못하고 분노를 품는 행위를 미성숙하거나 스스로를 파괴하는 집착으로 매도한다.


​그러나 용서는 가해자의 죄를 닦아주기 위해 피해자의 정당한 분노를 제물로 바치는 잔인한 의식이다.


​당신이 타인에게 용서를 종용하는 이유는 피해자의 치유를 위해서가 아니다. 그저 비극적인 사건이 가져온 불편한 긴장감을 서둘러 해소하고, 공동체의 평화를 되찾고 싶은 당신 자신의 이기심 때문이다. 용서는 가해자가 져야 할 참회의 무게를 가볍게 만들고, 피해자에게는 '관대한 성자'라는 허울 좋은 지위를 부여하며 그가 마땅히 누려야 할 분노할 권리를 강탈한다.


​기억하라. 진정한 치유는 억지스러운 화해나 용서가 아니라, 자신의 상처를 온전히 직시하고 끝까지 분노할 수 있는 주체적인 증오에서 시작될 수도 있다. 용서는 때로 가해를 완성하는 마지막 퍼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