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과거의 기억을 내 삶의 궤적이 기록된 정직한 저장소라고 믿는다. '그때 그랬지'라는 회상은 변하지 않는 사실에 근거한 나의 뿌리이자 정체성이라 확신한다.
그러나 당신의 기억은 현재의 안녕을 위해 매 순간 재편집되는 가장 비겁한 창작물이다.
인간의 뇌는 과거를 보존하기보다 현재의 나를 정당화하는 데 더 열중한다. 당신은 수치스러웠던 순간을 교묘히 각색하여 '필요한 시련'으로 둔갑시키고, 자신의 과오를 타인의 탓으로 돌리며 기억의 공백을 허구로 채운다. 당신이 굳게 믿는 '아름다운 추억'이나 '비극적인 상처'조차, 지금의 당신이 붕괴하지 않기 위해 스스로에게 들려주는 편의주의적 소설일 뿐이다.
기억은 기록이 아니라 생존을 위한 망각과 왜곡의 기술이다. 당신이 기억하는 '나'는 사실 당신이 지어낸 가장 완벽한 타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