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예는 사전적 의미로 세상에서 훌륭하다고 인정되는 이름이나 자랑. 또는 그런 존엄이나 품위를 말합니다. 한 가지 뜻이 더 있습니다. 어떤 사람의 공로나 권위를 높이 기리어 특별히 수여하는 칭호입니다. 명예라고는 털끝만큼도 찾아볼 수 없는 사람이 정말 후안무치하게 명예 운운한다면 뱔 시답지 않은 곳에서 고생한다는 생각을 하실 겁니다. 명예에 호흡이 있다면 말입니다.
최근 모 과장이 기간만 되면 신청이 가능한 명예퇴직을 택해서 화제입니다. 공로연수를 거쳐 정년 퇴직하는 것이 관행이 되다시피 한 현실에서 대단히 이례적이라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요즘 추세라면 명퇴는 국장급 이상이 주로 합니다. 후배에게 길을 터주는 의미에서도 그렇고 그동안 많이 누렸으니 직을 내려놓으라는 의미도 있습니다. 그런데 한낱 과장이 상례와 달리 명퇴를 신청했으니 그 의도에 이목이 집중되지 않을 수 없었을 겁니다.
허명에 불과한 명예라도 그가 함부로 그 용어를 입에 올리는 건 적절치 않습니다. 굳이 1년 과정의 공로연수를 마다하고 명퇴제도를 활용하면서까지 퇴임식을 하고 싶은 속내를 모르지 않습니다. 일부 정신 나간 사람들이 그가 능력이 많아서 명퇴하는 거라고 그를 추켜세워 주는 모양입니다. 과장의 의도를 모르지 않는 입장에서 그런 태도는 극히 볼썽사납습니다. 함박웃음을 짓는 그놈 몰골은 말할 것 없습니다.
이어 씁니다. 글 제목은 "정신 나간 과장의 참 명예로운 퇴임식을 앞두고"가 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