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중한 사람들이 있습니다. 사물이라도 상관 없습니다. 한 번 보고 말 상대가 아니라면 그(그것)들과 길들여지는 것, 다른 말로 관계를 유지하는 건 무척 중요한 일입니다. 사막여우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 만약 네가 오후 4시에 온다면, 나는 3시부터 행복해지기 시작할 거야.
자발적으로 길들여지면 상대와의 약속 시각이 기다려지고, 약속 시각 훨씬 전부터 자꾸 웃음이 납니다. 여기에 물리적 시간은 중요하지 않지요. 감각하는 시각이 훨씬 의미가 있습니다. 시간이 왜 그렇게도 더디게 움직이는지 약속시각까지 족히 천년 혹은 만년이 흐르고 말 것같은 까마득한 현기증에 사로잡힙니다.
연인이 오고간 길이 또 얼마나 살갑게 느껴지던가요? 길 어귀부터 강보에 쌓인 편안함이 밀려옵니다. 거기서 연인은 기적같은 시간을 떠올리고, 다시 그러한 시간을 고대하죠.
- 너는 나에게 이 세상에 단 하나 뿐인 존재가 되는 거고, 나도 너에게 하나 뿐인 존재가 되는 거야
가장 소중한 걸 종종 잊는 경향이 있습니다. 어떻게 그럴수가 있을까, 싶지만 그렇습니다. 잃고 서야 비로소 소중한 것의 가치를 깨닫지만 많이 늦었지요. 눈을 도려내는 아픔이 시작됩니다. 그래서 가치는 그 가치를 아는 사람만이 곁에 둘 수 있는 보석인지도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