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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온 날 아침, 반전의 연속

대체 내가 뭘 한거지?

by 콩코드


멀끔하게 차려 입은 내가 문밖으로 나옵니다.



- 흐~, 이를 어째.



밤새 얼마나 왔는지 눈이 차를 뒤덮었어요. 잠깐 사내가 망설입니다. 그렇다고 발길을 되돌리긴 그렇습니다. 방금 토끼(?) 같은 부인을 끌어안고 찐하게 출근 인사를 마쳤거든요.



사정이 있다고 덜컥 돌아가기 보단 다른 방법부터 찾는 게 남자들입니다. 오해 마십시오^^; 아내가 싫어서가 아닙니다. 상황을 설명하는 왠지 민망해섭니다. 바쁜 출근길이기도 하구요. 남자들이란 종종 괜한 것에 사려 깊은 족속이거든요.



쌓인 눈을 치우려면 도구가 있어야 하지만 그렇다고 다시 집에 들어가기는 쫌. 그게 이유의 전부입니다.



- 별꼴이야.



싶으신가요? ㅎㅎ





슬쩍 손에 쥔 가방을 봅니다. 이만하면 쓸만합니다. 창문은 팔뚝으로 쓱쓱 문지르면 되지요. 헉헉. 나이 든 티가... 비타민만으로는 안 되겠어요.



- 이참에 회원권이라도 끊어야지.



끝났네요. 자, 운전석에 앉을 일만 남았습니다. 삑! 삑! 차키 소리는 나는데 문이 이상합니다. 그럴리가. 순간 모골이 송연해집니다. 예감은 틀린 적이 없다는 듯.



결말은 상상하신 그대로입니다.







사진 출처, 픽사베이

영상 출처, 트위터리안 Fig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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