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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생태계 장악을 위한 양자 패권 전쟁의 서막

엔비디아 CEO 젠슨 황

by 콩코드

#1

젠슨 황, “양자 컴퓨터 2,30년 후 나올 것.” 관련주 줄 급락

"양자컴퓨터가 상용화하기까지는 수십 년이 걸릴 것"이라고 엔비디아 CEO인 젠슨 황이 말했다. 젠슨 황의 한 마디에 슈퍼컴퓨터를 뛰어넘는 꿈의 기술로 각광받은 양자 컴퓨팅 관련주가 일제히 급락했다.


#2

양자 컴퓨팅 없는 AI, 상상하기 어려워. AI의 성공 여부는 데이터의 초고속 처리에 달려

기계지능이 인간지능을 앞서는 순간, 곧 특이점에 관한 논의가 급물살을 탄 게 불과 몇 해 전. 마치 전 산업이 AI로 재편될 것만 같았던 그때 기술의 집합체로 여겨지던 AI가 양자 컴퓨팅이라는 블랙홀에 빨려들 거라고는 조금도 믿지 않았을 것. 당시만 해도 인공지능이 딥러닝을 통해 인간을 곤란한 처지에 빠뜨릴 거라는 불편한 전망을 어떻게 바꿀지에 관한 논쟁이 활발했었다. AI가 산업 전반에 사용되면서 컴퓨터 능력이 더욱 요구된 탓에 2025년은 양자 컴퓨터 시대가 될 거라는 전망이 주조를 이루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분위기만 보면 지난해 대세였던 AI가 일찌감치 물러나는가 싶었다. 엄밀히 말해 미래 산업에 있어서 AI, 양자 컴퓨팅, 데이터가 3자 병립한 상태였음에도 그렇게 보였던 건 등장 이후 양자 컴퓨팅이 기술적 외관과 연관 산업에 미치는 영향력 면에서 독보적인 지위를 얻어가고 있었기 때문이다.



빅데이터와 AI의 관계에서 짐작할 수 있는 바와 같이 AI가 획기적인 기술 발전을 이루기 위해서는 딥러닝의 기반인 데이터 확보가 절실하다. 이에 더해 데이터를 처리하는 혁신적인 기술 또한 필요하다. 알려진 대로 양자 컴퓨팅은 슈퍼컴퓨터가 넘보지 못할 엄청난 양의 데이터를 초고속으로 처리하는 데 능수능란할 것으로 알려져 있다. 데이터, AI, 양자 컴퓨팅은 각각 자체 기술력으로 서로를 견인하는 한편 긴밀히 협력하여 장단점을 신속히 반영하는 등의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해야 하는 관계에 서있다. 어느 한쪽이 지체되면 다른 부문 역시 더디 성장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3

성동격서

양자 컴퓨팅의 상용화 시기에 관한 논란은 오래전부터 있었다. 특히 작년 막바지에 양자 컴퓨팅 관련주의 폭락 위험성을 제기하는 전문가와 투자자가 적지 않았다. 관련 진단과 전망이 쏟아져 나왔다. 관심을 크게 끈 건 단순한 수치였다. 양자 컴퓨팅의 현재가가 적정 주가에 비해 지나치게 높게 형성되어 있다는 것, 상용화 시기에 관한 논란은 투자 심리 저변에 깔린 장기 불안 요소였으므로 적정 주가를 한참 뛰어넘는 고공 행진이 언제 멈출지 모른다는 공포가 대세를 갈랐다. 황의 발언은 그 지점에 기름을 끼얹었다. 그렇지 않아도 닳고 닳아 더없이 약해진 턱에 대놓고 주먹을 날린 격이었다. 굳이 이 시점에 자사가 하드웨어 측면에서 양자 컴퓨팅에 발을 깊이 담그지 않은, 그러나 머잖은 장래에 그 방향으로 나아가지 않을 수 없는 분야에 찬물을 끼얹을 까닭이 없다는 점에서 성동격서를 떠올린 것도 공교롭다.



성동격서는 상대를 속이기 위해 한쪽에서 소란을 피워 이목을 끌고 실제로는 다른 쪽을 공략하는 전술을 말한다. 젠슨 황의 발언을 성동격서로 풀기에는 얼마간 어려움이 있다. 젠슨 황이 이목을 끌려는 곳이 자기 쪽이라는 점에서 그렇다. 하지만 목적을 달성하려는 의도를 내비친 점에서 크게 어긋난다고는 보지 않는다. 돌아가서 올해를 기점으로 AI 시대에서 양자 컴퓨팅 시대로 넘어간다면 혹 모를 일이다. 시대가 확연히 갈리면 그래서 AI가 꽃도 피우기 전에 퇴장할 위기에 처했다면 어떻게든 대중의 관심을 돌리려는 노력이 각별히 요구될 수 있다. 유감스럽게도 AI와 양자 컴퓨팅은 대체재이기보다 보완재에 가깝다. 젠슨 황 발언은 자칫 엔비디아에 부메랑으로 돌아올 위험성이 다분하다. 동종 업종이라고 해도 무방할 양자 컴퓨팅에 젠슨 황이 직격탄을 날린 데는 몇 가지 사정이 있다.



#4

젠슨 황이 양자 컴퓨팅을 직격한 배경

금번 발언은 인공지능 칩 수요가 증가하면서 빅테크 기업들이 비용 절감을 위해 맞춤형 AI 칩 개발에 박차를 가한 시기와 맞물린다. 시장에서 ‘탈 엔비디아’ 움직임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었다. 엔비디아로선 더는 묵과할 수 없는 지경에 도달했을 가능성이 높다. 엔비디아는 AI 칩 분야에서 80% 이상의 정유율을 기록하며 선두를 달리고 있다. 외장 PC GPU 리테일 시장에서 같은 점유율로 1위를 기록했다, 그 외 자율주행 자동차와 로보틱스 등 분야에도 이름값을 높이고 있다. 문제는 엔비디아의 AI 칩 가격이 상당하고 성능도 필요 이상으로 높다는 것. 최근 브로드컴이 급상승한 이유가 특화된 칩과 저렴한 가격 때문이라는 점에서 엔비디아의 시장 내 입지를 어느 정도 가늠할 수 있다. 범용적인 칩, 필요하다. 누군가에게는 AI 작업에 특화되고 상대적으로 가격이 싼 칩만으로도 충분할 수 있다는 것, 간과해서는 안 될 일이다. 발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의 요구에 적절히 조응하지 못한 엔비디아의 현실적 단면으로 읽어도 좋다.



#5

엔비디아의 야심찬 계획 성공할까?


길어졌다. 잠시 뒤에 이어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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