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을 조금씩 이해해 가는 기록
들여다보고, 들어내기
살다 보면 처분할 것들이 많다.
사람이든, 사물이든.
한때는 꼭 필요하다고 믿었다.
없으면 안 될 것 같았고, 가진 채 살아야만 안심이 됐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안다.
그 모든 것들이 나를 채운 게 아니라,
오히려 짓누르고 있었다는 걸.
책장 한 켠에 쌓여가는 물건처럼,
마음속에도 먼지 쌓인 관계들이 있다.
버리지 못한 말, 지워지지 않은 감정,
억지로 붙잡은 인연들.
모두 다 "언젠가는"이라는 말에 기대어 놓아두었지만,
그 "언젠가"는 보통 오지 않는다.
그래서 결심해야 한다.
지금, 여기에 쓸모없는 것들을 과감히 들어내기로.
들여다보자.
내 안에 무엇이 남았는지.
그리고 들어내자.
지금 나를 더이상 돕지 않는 것들.
조심스럽게, 그러나 단호하게.
정리라는 건 결국 삶의 방향을 다시 설정하는 일이다.
가벼워진 몸으로,
덜어낸 마음으로,
앞으로 걸어갈 길을 위해.
그러니 오늘도 마음속 이삿짐을 싸본다.
남길 것과 버릴 것을 나누고,
조용히, 조심스럽게,
하지만 조금은 후련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