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결같은 사람의 정체

7편 술이(述而) 제25장

by 펭소아

공자가 말했다. “거룩한 사람(성인)은 내 만나보지 못했으나 군자만 만나보아도 괜찮다.”

공자가 말했다. “타고나게 착한 사람(선인)을 내 만나보지 못했으나 한결같은 사람(유항자)이라도 만나보면 괜찮다. 없는 것을 있는 척하고, 텅 비었는데도 꽉 찬 척하고, 빈약한데도 많은 척한다면 한결같다고 하기 어렵다.”


子曰: “聖人, 吾不得而見之矣. 得見君子者, 斯可矣.”

자왈 성인 오불득이견지의 득견군자자 사가의

子曰: “善人, 吾不得而見之矣, 得見有恒者, 斯可矣. 亡而爲有, 虛而爲盈, 約而爲泰, 難乎有恒矣.“

자왈 선인 오불득이견지의 득견유항자 사가의 무이위유 허이위영 약이위태 난호유항의



거룩한 사람(성인)은 도와 덕의 겸비를 추구하는 군자학의 최상승의 경지에 도달한 사람입니다. 모든 군자가 역할 모델로 삼을만한 사람을 말합니다. 온갖 이치에 도통하고 덕이 천하를 덮어 천하의 칭송을 받는 사람입니다. 역사상 극히 일부에게만 성인의 타이틀이 붙는데 요순우와 은탕왕, 주문왕, 주무왕, 주공처럼 주로 성군으로 불리는 이들을 뜻합니다.


이런 성인이 출현하면 기린과 봉황, 용마 같은 상서로운 동물이 출현하나니 당대의 현실에서 좀처럼 만나기 어려운 존재입니다. 설사 당대에 존재하더라도 먼 훗날 성인으로 추대되는 경우가 많기에 이를 알아보기도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직접 만나볼 수 없다(不得而見之)’는 표현을 쓴 것입니다.


‘그 대신 군자만 만나보아도 괜찮다’는 발언을 ‘성인은커녕 군자도 만나보기 어렵다’는 부정적 의미로만 봐서는 안 됩니다. 현실에서 만나기 어려운 성인을 찾기보다는 스스로 군자의 길을 걷은 편이 낫다는 취지로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성인으로 추앙받게 될지 여부는 하늘의 뜻이니 어쩔 수 없지만 도와 덕의 합일을 추구하는 군자의 길을 걷는 것은 나의 주체적 선택으로 가능한 일이니 한번 도전해보지 않겠느냐는 취지가 깔려 있는 것입니다.


타고나게 착한 사람(선인)은 태어날 때부터 덕을 갖춘 사람이니 절반의 성인입니다. 황제가 되기 전 자신을 죽이려 한 부모형제마저 지극히 사랑했던 순임금을 떠올리시면 됩니다. 성인보다 덜하긴 하지만 그 또한 현실에서 만나기 쉽지 않습니다. 그 대신 유항자(有恒者)만 보아도 된다 했는데 이 역시 군자를 달리 표현한 것으로 보시면 됩니다. 타고난 덕을 갖추지 못했기에 그걸 갖추려고 일관되게 노력하는 유항자가 곧 군자이기 때문입니다.


군자의 속성인 항자(恒者)에 대해 공자는 비슷해 보이는 말을 3차례 반복합니다. 곰곰이 뜯어보면 심화 표현임을 알 수 있습니다. 아예 없는 데 있는 척하는 것은 사기입니다. 텅 비었는데 꽉 찬 척하는 것은 허영입니다. 겨우 체면 치례 할 정도만 있으면서 엄청나게 많은 척하는 것은 기만입니다. 사기, 허영, 기만의 대척점에 있는 것은 다른 사람을 속이는 마음이 없는 것이니 정직입니다. 남이든 자신에게든 정직한 마음을 유지하는 항심(恒心)을 갖는 것이 군자가 갖춰야할 덕의 바탕임을 알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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