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2월 20일(봄볕에 칼바람 여전)
한국사회가 왜 이렇게 비이성적이냐고 묻는 사람들에게 우민은 이렇게 답한다. 모든 게 돈 때문이라고.
최근 한국일보가 전광훈의 돈줄에 대한 심층취재로 폭로했듯이 좌우를 막론하고 정치 스피커들은 이권을 위해 짖어대는 똥개들로 봐야 한다. 방송이나 유튜브에 나와 떠들어대는 사람들을 움직이는 것은 정의감이나 정치적 이념이 아니라 돈이기 때문이다. 정치 유튜브를 잠깐 봐도 알 수 있다. 그들을 추동하는 게 논리나 철학이 아니라 돈과 감정이라는 것을.
돈을 벌려면 사람을 많이 모아야한다. 사람을 많이 모으려면 그들의 감정을 건드려 줘야 한다. 이때 중요한 것은 말이 되건 안 디건 '그들이 듣고싶어하는 이야기'를 최대한 크게 짖어대는 것이다. 윤석열이 듣고 싶은 것만 짖어대는 보수 유튜버 광신도가 된 이유도 거기에 있다.
듣고 싶은 이야기만 들려주기 위해선 이성 같은 것은 고이 접어 나빌레라 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정치 유튜버들도 광의의 '감정 노동자'로 봐야 한다고 우민은 생각한다.
기가 막힌 것은 진보 유튜버라는 사람들이다. 보수 유투버야 어차피 자본주의 찬가를 부르는 사람들이니 그러려니 할 수 있다. 하지만 명색이 진보 유튜버라면 자본주의 체제를 비판해야 하는데 하는 짓을 보면 '자낳괴'(자본주의가 낳은 괴물)가 따로 없다.
자신들과 다른 목소리를 내는 사람들을 희화화 하는 것이 거의 편집증 환자 수준이다. 보수 유튜버보다 좀 더 그럴 듯한 말을 할 뿐이지 그들 역시 보수진영을 조롱하고 욕보이고픈 지지자들의 감정을 한껏 부채질해 돈 버는 게 목적이긴 마찬가지다.
윤석열이 한심하다면서 그런 유튜브를 보며 통쾌해 하는 사람을 보면서 우민은 소름이 끼쳤다. 영화 '조커: 폴리 아 되'의 안티히어로 조커도 사람들이 원하는 것을 던져주면 그들을 지배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닫지만 가짜를 연기할 수 없다는 생각에 결국 그를 거부하건만….
상식과 정의를 앞세우지만 결국 돈벌이를 위해 사람들 감정을 부채질하는 정치 유튜버의 번성이 더욱 가증스러운 이유는 유교적 도덕주의와 기독교 도덕주의에 물들어 정의의 사도를 자처하는 인간들이 너무도 많아서다. "황금 보기를 돌 같이 하라"는 최영 장군의 후손인 척하면서 뒤에선 황금똥을 못싸 전전긍긍하는 속물들로 넘쳐나기 때문이다.
결론은 보수건 진보건 정치 유튜브 그만 보라는 것. “나는 요즘 뉴스 못 보겠다”는 사람들이 많은데 그들이 흘러 흘러 결국 안착하는 곳이 정치 유튜브인 경우가 많다. 남에게 말하기 힘든 답답한 속을 통쾌하게 씻어주는 카타르시스를 선물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러다가 뇌가 썩은 윤석열 짝 나기 십상이란 걸 잊지 말기를.
#우민은 '어리석은 백성(愚民)'이자 '근심하는 백성(憂民)'인 동시에 '또 하나의 백성(又民)'에 불과하다는 생각에 제 자신에게 붙인 별호입니다. 우민일기는 전지적 작가 시점에 가까운 '맨스플레인'에서 벗어나보자는 생각에 제 자신을 3인칭으로 객관화하려는 글쓰기 시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