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생활 성공요소 3가지
다 같이 사회 초년생이던 시절. 각자 다른 곳에 취업한 대학교 친구들이 오랜만에 모였다. 얼마 안 된 직장생활임에도 마치 중견 간부나 된 듯 떠벌이가 된 친구. 쥐꼬리만 한 첫 월급이지만 아끼고 쪼개서 청약통장을 개설한 친구. 직장 상사들은 모두 좋은데 바로 위 사수가 갈궈서 일 못하겠다는 친구. 첫 직장에 대한 모습은 서로 달랐지만, 또한 서로 비슷했다.
그중 한 친구가 직장 선배에게 들은 이야기라며 주의를 끌어 모았다. (이 친구는 지금 M대학 교수로 재직 중이다.)
"너희 직장생활에서 성공하려면 3가지만 잘하면 된데. 뭔 줄 알아?"
다들 눈을 껌벅이며 답을 기다렸다.
"골프, 의전, 보고"
당시에 얼마나 집중해서 들었는지 20년이 넘은 지금도 기억이 난다. 다들 고개를 끄떡였다. 지금 다시 생각해 본다. 이 세 가지가 직장생활에서 얼마나 중요했었는지.
물론 하나하나가 직장생활에서 중요한 요소임이 분명하다.
골프를 칠 때는 너무 잘 쳐도, 너무 못 쳐도 안 된다고 한다. 상대방 실력에 맞춰서 기분 좋게 치고 아쉬운 듯 헤어져야 한다고 한다. 의전은 잘하면 본전이라는 말이 있는데, 윗사람의 동선과 의중을 잘 파악하면서도 혹시나 일어날 수 있는 돌발상황에 대비하여, 여러 가지 시나리오를 구상하고 있어야 한다. 보고는 타이밍이다. 적절한 상황과 장소에 맞게 필요한 정보를 간결하게 전달해야 한다. 모두 중요이다. 하지만 이 세 가지는 나 자신보다는 상대방에게 좀 더 초점이 맞춰져 있는 소극적 필요 요소라는 생각이 든다.
지금 나에게 직장생활에서 가장 중요 요소가 무엇이냐고 물어본다면, 나는 발표 presentation이라고 이야기하고 싶다. 회사에서 나를 표현하고 보여줄 수 있는 적극적인 방법이 발표다. 수많은 발표의 기회가 주어진다. 영어로 하는 발표는 13년이 지난 해외 직장 생활이지만 늘 부담스럽다.
영어 발표는 누가 잘하는가? 물론 영어를 모국어로 가진 네이티브 스피커가 발표를 잘한다. 그들의 발표는 항상 Good 또는 Very good이다. 하지만 Excellent 한 발표는 주로 영어를 모국어로 하지 않는 넌네이티브 스피커인 경우가 종종 있다. 왜 그럴까?
나는 그 이유를 두 가지로 본다. 첫째는 confidence 자신감이요, 둘째는 get to the point 핵심을 찌르는 것이다. 영어를 모국어로 가진 사람들의 발표는 옥구슬이 춤을 추듯 유창한 언어를 구사하지만 사족이 붙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영어가 모국어가 아닌 사람들은 유창한 언변은 못 되지만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이 자신 있게 핵심을 관통하는 경우 그들의 발표가 Excellent 할 수 있다.
우리는 모두 네이티브 스피커가 아닌 덕분에 Excellent 한 발표를 할 수 있는 조건을 가지고 있다.
남들이 가지고 있는 조건을 부러워하기보다는, 내가 가지고 장점을 바라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