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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나는 직장생활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나만의 방법

by 노르웨이신박


"에이씨 열받아! 한잔 하러 가자."

얼굴이 상기된 부장님은 오늘도 한잔을 해야 할 이유를 찾은 듯했다. 열이 바쳐 한잔을 하러 가는 건지, 한잔 하기 위해 열을 받은 건 지는 알 수 없은나, 나를 포함한 몇몇 사람들은 부장님의 뒤를 따라 길 건너 순대국밥집으로 갔다.

야근이 일상이었던 시절. 오후 6시는 퇴근시간이 아니라 저녁 시간이었다. 저녁을 먹으면서 시작한 한 잔은 두 잔이 되었고, 부장님의 한숨으로 시작된 저녁은 노래방으로 얼큰하게 마무리되는 경우가 있었다. 야근을 위해 사무실로 다시 돌아오지는 못 했지만, 내일부터 파이팅을 결의하며, 우리는 모두 끈끈한 형제요, 친구요, 한 팀이었다. 오늘 하루 받은 스트레스는 모두 순대국밥집과 노래방에 털어놓은 듯하였지만, 내일이면 다시 되찾아 가야 하는 짐이었다.

직장에서 스트레스 받는 일이 왜 없겠는가. 인생 자체가 고달픈 날의 연속이거늘, 직장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막을 길이 없다. 다만 스트레스를 어떻게 푸느냐를 고민하는 것이 더 현명한 일일테다. 나만의 스트레스를 푸는 방법이 있으면 좋겠다. 직장 내 내 마음을 편하게 만들어주는 장소가 있는 것도 괜찮다.

첫 직장에서 나는 스트레스를 푸는 방법으로 검도를 택했다. 일과를 마치고 직장 동료 B과장님과 함께 인근 검도 도장으로 갔다. 목검을 신나게 후려치고 있으면 어느새 받은 스트레스는 사라졌다. 스트레스를 머금을 수 없을 정도로 숨이 찼다. C관장님은 너무 좋은 분이었다. 도장을 오픈한 지 얼마 안 되어 내가 등록했다. 제자 중 내가 1호 유단자가 되었다. 어느 날은 나랑 B과장만 빼고 모두 초등학생이었다. 나만 유단자였기 때문에 내가 제일 앞에서 차렷, 경례 구호를 외쳤던 모습을 회상해 보니, 지금도 웃음이 난다. 귀여운 초등학생들 사이에 끼어 물씬 땀을 흘리고 나면, 대부분 스트레스와 걱정은 관장님의 우렁찬 구령 소리와 아이들의 해맑은 웃음소리와 함께 사라져 버렸다.

두 번째 직장에서는 자주 가는 작은 카페가 있었다. GS 아모리스홀 지하로 내려가면 스타벅스를 지나, 던킨 도너츠를 지나 한 모퉁이에 과일 주스를 직접 내려주는 작은 카페가 있었다. 그곳에 가면 마음이 편했다. 여사장님의 편안한 미소가 좋았고, 늘 한산하고 조용한 분위기가 편안했다. 작은 테이블과 의자도 마음에 들었다. 더욱 좋았던 것은 연구비 카드를 달아 놓고 과일 주스를 매일 편하게 마실 수 있어 좋았다.

술, 담배가 아닌 다른 방법으로 스트레스를 푸는 나만의 방법을 찾을 수 있으면 좋겠다. 스트레스부터 쉽게 회복되는 사람은 회복탄성력resilience이 좋은 사람이다. 회복탄성력이 좋은 사람에게는 긍정의 힘이 느껴진다. 이런 사람과 같이 일하고 싶지 않겠는가?


사진/ 마당에 익어가는 사과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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