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가들이 세상을 바라보는 기본적 마음은 '연민'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자주 한다.
가여운 이들의 마음을 달래기 위해 노래를 쓰고,
가여운 이들의 모습을 담기 위해 붓과 사진기를 들고,
가여운 이들의 모습을 기억하기 위해 펜을 들고.
이때 연민은 어떤 고귀한 위치에서 타인을 관망하며 평가하는 시선이 아니다.
상처투성이인 사람들을 감싸 안아 위로해주고, 기억해 덜 억울하게 해주고 싶은 마음일 것이다.
( 누군가는 그 마음으로 세상을 바꾸기 위해 공부하고, 정치를 하겠고. )
예술가들은 그 순간을 나름의 재주로 기록하고, 저장해나가는 것이 아닐까.
사실 조금 더 정확하게 표현하자면, 그 연민들은 예술가 자신으로주터 시작되었을 것이다.
내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 표현하다 보면, 내 주변에 나와 비슷한 상처를 가진 사람을 보게 되고, 그들을 작품에 담게 된다. 그리고 그만큼 아팠을 또 다른 상처를 가진 자들을 만나고, 그들을 표현한다.
하지만 최종적으로 예술가들을 그 연민의 흔적을 작품으로 남겨 그 작품을 느끼고 감상하는 사람들을 다시 한번 더 위로한다.
예술이 없는 세상은 연민이 말라버린 세상일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