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도르』시즌 1은 스타워즈 세계관을 새롭게 정의한 작품이었다. 제다이 신화와 광선검 중심의 전통적 서사에서 벗어나, 평범한 이들이 제국에 맞서 싸우는 과정을 정치 스릴러의 형식으로 풀어냈다. 그 중심에는 『로그원: 스타워즈 스토리』의 비극적 영웅, 카시안 안도르가 있었다. 예상 밖의 흥행으로 주목받은 시즌 1에 이어, 시즌 2는 단순한 서사의 연장이 아니라, 스타워즈 세계를 가장 현실적이고 깊이 있게 재해석한 결실로 완성되었다.
시즌 2의 초반부는 마치 숨을 고르듯 느릿한 호흡으로 전개된다. 제국의 신형 전투기를 탈취하는 도입부는 화려하고 인상적이었지만, 이후 이어지는 반란군과의 대치는 지나치게 길게 느껴졌고, 긴장감도 다소 흐트러졌다. 그러나 에피소드 4부터 본격적으로 이야기가 전개되면서 몰입도가 급격히 상승하고, 시리즈 전체를 단단히 마무리하며 『로그원: 스타워즈 스토리』와의 연결이 설득력 있게 완성된다.
안도르는 여전히 인내심을 요하는 작품이다. 빠른 전개나 화려한 사건보다, 작은 행동과 대화를 통해 긴 서사를 쌓아간다. 하지만 그 느릿한 축적은 결국 강력한 보상으로 이어진다. 쏟아지는 유성 아래 펼쳐진 대담한 탈출극이 담긴 시즌 1의 6화 “The Eye”처럼, 시즌 2의 고먼 학살과 몬 모스마의 반제국 연설이 중심이 된 8화와 9화도 강한 감정의 울림을 만들어낸다. 특히 9화는 여태까지 독립적으로 전개되던 안도르와 몬 모스마의 서사가 처음으로 교차하는 지점으로, 시리즈 전체의 클라이맥스를 만들어낸다.
이 순간은 단순한 서사의 정점이 아니라, 주인공 안도르가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를 선명하게 보여주는 장면이기도 하다. 이 시리즈에서 카시안 안도르는 전형적인 영웅이 아니다. 그는 흔들리고 망설이며, 이상이 아닌 현실 속에서 ‘해야 할 일’을 선택한다. 그의 여정은 위대한 의지보다는 일상 속에서 선택을 강요받는 한 인간의 이야기다. 바로 이 점이 안도르의 서사를 더욱 인간적이고 현실적으로 만든다.
시즌 2의 마지막은 『로그원: 스타워즈 스토리』와 자연스럽게 맞물린다. 단편적으로만 묘사되던 몬 모스마, 쏘우 게레라, 그리고 카시안 안도르의 서사는 이 시리즈를 통해 입체감을 얻는다. 안도르를 본 후 다시 보는 “로그원”은 전혀 다른 감정선과 깊이를 제공할 것이다. 스타워즈 시리즈를 가장 성숙하고 창의적으로 재해석한 이 작품은 관객에게 묻는다. 무엇이 우리를 움직이게 하는가? 이상인가, 현실인가? 신념인가, 책임인가? 그리고 그 질문은 오랫동안 관객의 마음에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