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엄마는 엄마가 재미있어?
어느 깜깜한 밤, 한 이불속에서 살 비비며 파고드는 아이의 물음에서 이 긴 생각은 물꼬를 틔우기 시작했다. 잠시 밤 전등이 흔들렸다.
아이의 물음이 나를 흔들었다. 깨웠다.
아이가 학령기에 들어서며 나는 간혹 애써 짓는 미소, 불안이라는 불순물이 끼어있는
재미를 느끼며 산다.
재미보다 고됨이 먼저 스쳐 지나간다.
"응." 하는 짧은 대답 대신 아이에게 진심으로 전할 말을 찾아가며 오늘의 나를 들여다보았다.
"그땐 힘들어서 몰랐는데 내 품 안에 너희 삼 남매 끼고 살 때가 재미있었지."라는 친정 엄마의 말씀처럼 어느 날부턴가
아이의 어릴 적 사진을 보며 나도 이렇게 말한다.
"얘 좀봐. 이때 좋았지. 재미있었지."
되돌아본 사진 속 자녀와의 추억들, 시간들은
'그때는 몰랐고 그때가 재미있었다'라고
늘 반추될까? 먼 훗날 지금을 떠올리며 친정엄마처럼 '그때가 재미있었지'하고
헛헛한 아쉬운 소리를 하고 있을
내 모습이 떠오른다.
갑자기 등이 서늘하다.
뒤늦게 깨달을 재미 따위는 떨쳐두고!
엄마로 사는 오늘의 온전한 재미를 놓칠세라
사관의 마음을 갖고 활자로 재미를 기록한다.
함께 자라나는 짧은 이 시간을, 아이를 키우는 재미를 꽁꽁 묶어 내 마음에 돋을새김 하려고 한다.
내 마음에 돋을 새겨진 재미난 형상들을 어루만지며 곧 내게 질문을 던지지 않을
아이를 더욱더 품고 사랑하려고 한다.
재미를 묻는 너에게
꽤 근사한 답을 찾았다!
"아들! 엄마는 너의 성장에 흥미를 느끼고 너를 통해 얻는 즐거움, 유쾌한 기분, 만족감을 느껴. 때론 힘들고 항상 재미있을 수는 없지만
그 재미를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해.
아무튼 엄마 재미있어! "
아이의 물음에 짧은 단답 대신 아이에게 진심으로 전할 말을 찾아가며 답을 구해본다.
'뭐야 뭐야 병'을 넘어 사전에도 없는
답을 묻는 아이를 탐구하며
그에 반응하는 나를 탐구하러 간다.
함께.
옛적 사진 보지 말고.
오늘의 온전한 재미를 찾아서 재미있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