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by 엄지용

그에게 안녕을 말했습니다.

몰랐다면 거짓말이죠.

우리는 서로 너무 달랐고,

우리의 만남에도 끝은 다가옵니다.

어제와 같은 오늘입니다.

어제처럼 카페에 왔고,

어제처럼 글을 쓰고 있습니다.

달라진 게 있다면 밤새 마신 술 때문인지

머리가 좀 많이 아프네요.


그는 저에게 말했습니다.

좋은 사람이기 때문에 안녕을 말한다고요.

잃고 싶지 않기에 안녕을 말한다고요.

안녕이지만, 안녕이 아니라니.

그래서 술을 참 많이 마셨습니다.


어제처럼 그의 안부를 물었습니다.

그도 어제처럼 저의 안부를 묻습니다.

모든 것은 변하지 않았지만,

분명히 어제와는 다른 오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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