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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코너스톤 Jan 16. 2019

크리스탈, 모두를 위한 럭셔리

스와로브스키, 바카라, 그리고 라리크

스와로브스키의 CEO는 이렇게 말한다.

“다이아몬드가 럭셔리의 상징이라면, 크리스탈민주적 럭셔리의 상징이다. 모든 여자가 살 수 있지만, 또 모든 여자를 아름답게 만들어주는 것이 크리스탈이다."


아무리 사치를 하지 않는 사람이라도, 내심 반짝이는 보석에 대한 욕심을 마음에 품어본 경험이 있을테다. 강한 조명 아래에서 나를 누구보다 돋보이게 반짝이게 해주는 보석에 대한 욕심. 하지만 누구나 다이아몬드를 가질 수 없기에 우리는 모조 보석을 찾는다.


(좌) Swarovski Factory Austria Crystal Room (우) French Maison Baccarat


그 중에도 크리스탈은 흡사 보석에 버금갈 정도로, 오색찬란한 빛을 가졌다. 커팅이 잘 된 경우라면 모조 유리나 플라스틱과 비교가 안 될 정도로 반짝임이 고급스럽다. 게다가 1캐럿의 다이아몬드가 그 퀄리티에 따라 600만원대부터 1000만원대를 구가하는데 비해, 1캐럿 짜리 크리스탈은 엄지 손가락이나 핸드폰 케이스에도 도배할 수 있을 정도로 가격이 저렴하기까지 하다.



사실 크리스탈은 엄밀히 말하면 보석이 아니다. 영어로 크리스탈이 수정을 뜻하기는 하지만, 흔히 우리가 잘 아는 크리스탈은 천연 수정이 아닌 가공된 유리다.


투명한 유리 특성상 두껍고 큰 제품을 만들어도 흐리거나 착색되지 않고, 광택이 아름답고 단단한데다가 비교적 가공도 수월해서, 장신구로는 물론 와인잔, 공예품, 샹들리에, 식기로도 쓰인다.


그렇기 때문에 질 좋은 천연 광석을 캐는 것이 덜 중요하고, 오히려 유리의 배합크리스탈 커팅 기술이 좋은 크리스탈 제품을 만드는 데 있어 핵심적이다. 그런 섬세한 세공술을 지닌 장인정신과 세련된 디자인과 만나서, 마침내 우리에게 잘 알려진 크리스탈 브랜드들이 탄생했다.



크리스탈로 제일 유명한 브랜드는 아마도 우리에게도 익숙한 스와로브스키(Swarovski)일 테다.


Swarovski 2016 Christmas Ornament와 Swarovski Kris Bear


어릴 적 엄마와 손을 잡고 스와로브스키 매장에 들어가면 오색찬란한 유리 공예품들이 참 많았는데, 종류도 참 다양해서 귀여운 곰돌이부터 우아한 백조까지 어린 소녀의 눈을 사로잡는 진귀한 것들이 가득했다. 그 시절에는 스와로브스키에서 매년 크리스마스 한정판으로 출시된 오나먼트를 수집하는 사람도 참 많았다.


거실에 켠켠이 자리하고 있던 장식장들에 있던 웨지우드 그릇과 스와로브스키 공예품이 모두 어디로 갔는지, 어느덧 낭만이 고루한 것으로 치부되면서 뻐꾸기 시계와 같이 그 시절 물건들은 기억 한켠으로 사라졌지만, 스와로브스키라는 브랜드만큼은 여전히 건재하다.


Swarovski Remix Series


최근 스와로브스키는 오히려 중저가의 크리스탈 주얼리나 액세사리로 더 유명하다. 매장에 들어서면 십대후반부터 이십대후반의 어여쁜 숙녀들에게 선물 주기 좋은 아이템들로 가득하다. 말 그대로 민주적인 럭셔리를 실천하는 브랜드인 것이다.


마릴린 먼로와 오드리 햅번의 드레스를 장식하던 우아한 브랜드 이미지를 여전히 고수하면서도, 리즈너블한 가격 책정을 통해서 반짝이는 것들을 향한 모든 여성의 욕망을 채워주는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Swarovski 브레이슬릿과 시계 및 Iconic Swan Earrings


촘촘하게 박힌 크리스탈로 장식된 브레이슬릿, 미란다 커가 착용하고 특유한 러블리함을 자랑했던 스위스 메이드 시계, 그리고 생일 선물로 받아보고 싶은 핑크 크리스탈로 장식된  같은 것들 말이다.


세월이 바뀐 만큼 스와로브스키도 새로운 브랜드 전략으로 패션 주얼리 시장을 선점하고 있다. 장인 정신이 깃든 크리스탈 커팅로 특유의 반짝임과 정교한 세련미를 뽐내면서도, 트렌디한 세팅과 모던한 디자인을 통해서 패션 주얼리로 거듭난 것이다. 게다가 각종 기업들과의 도전적인 콜라보를 통해 그 입지를 더욱 단단하게 하고 있다.



스와로브스키보다는 비교적 덜 알려져 있지만,

'왕의 크리스탈'이라고 불릴 정도로 럭셔리한 크리스탈 브랜드로 프랑스의 바카라(Baccarat)가 있다.


Baccarat의 Zenith 48 Chandelier

최근 인천 파라다이스시티 호텔에 바카라에서 제작한 초대형 샹들리에를 전시하면서, 이제는 한국 대중에게도 비교적 친숙한 이름일 것이라 생각된다. 샹들리에라는 화려한 조명을 개발한 것이 바카라일 정도로, 오래 전부터 바카라의 크리스탈 샹들리에는 왕실의 애호 아이템이었고, 이제는 까르띠에를 비롯한 유명 명품 브랜드의 부띠크를 장식하고 있다.


바카라의 크리스탈 잔은 와인 애호가들 사이에서는 건배를 할 때 울려퍼지는 청아한 울림으로도 유명하다. 이렇듯 테이블웨어나 샹들리에, 데코레이션 등 라이프스타일 제품으로 더 유명하긴 하지만, 바카라에서도 꾸준히 주얼리 라인을 만들고 있다.


Baccarat의 제품들. (상) 테이블웨어 Wine Therapy Set (좌) 펜던트 (우) 반지


트렌디한 세팅에 중점을 두는 스와로브스키와 달리,

좀 더 클래식한 스타일의 크리스탈 펜던트로 장식한 반지나 목걸이를 제작하고 있다.


스와로브스키가 우아하고 여성스러운 백조로 대변된다면, 바카라는 왕실의 위엄과 신성함이 드러나는 사슴이 떠오르는 브랜드다. 바카라의 공정은 모두 장인들의 손끝에서 수작업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희소성 면에서도 소장가치가 크다.


최근 한남동의 메종바카라와 소공동 롯데를 필두로 백화점에 입점한 바카라의 인기가 상승하면서, 앞으로 크리스탈 주얼리 제품에도 더 많은 관심이 쏟아지지 않을까 예측해본다.



마지막으로 소개할 브랜드는 라리크(Lalique)다.

바카라와 마찬가지로 라리크 또한 프랑스 장인들의 수작업으로 완성된다.


Lalique의 시그니처 향수 Illusion Captive와 Lalique의 장인이 화기를 수작업으로 세공하는 모습


아마 향수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은 라리크라는 이름이 친숙할 지도 모르겠다. 라리크는 특히 예술품에 가까운 유리 화기와 향수 보틀을 만드는 것으로 유명한데, 심플하고 세련된 스와로브스키나 중엄하고 화려한 바카라와는 달리, 정교하고 고풍스러운 아르누보 스타일의 세공 스타일로 특화되어 있다.


지금도 니나리치 등의 향수 보틀을 제작하기는 하지만, 별도로 초고가의 하이엔드 라인인 라리크 향수 프리미엄 브랜드가 따로 존재하고, 두터운 매니아층이 있을 정도로 인기가 있다.


Lalique 주얼리. (좌) Le Baiser Pendant (우) Vesta Pendant


라리크는 주얼리 라인에도 여전히 많은 공을 들이고 있는데, 크리스탈임에도 불구하고 고가의 화려하고 앤틱한 스타일의 주얼리를 내놓고 있어, 한국 시장에서는 크게 인기를 끌기 어려울지 모르겠으나, 섬세한 세공의 화려한 파인 주얼리를 좋아한다면 살펴볼 만 하다.



Waterford Crystal


그 외에도 세계적으로 유명한 크리스탈 브랜드로는, 웨지우드와 한솥밥을 먹던 아일랜드의 워터포드 크리스탈, 와인잔으로 유명한 리델 크리스탈 등이 있다.


세계적인 명품 브랜드인만큼 크리스탈이라고 마냥 저렴한 것은 아니다. 특히나 바카라나 라리크는 보석 못지 않은 퀄리티에 가격까지 있으니 말이다.

그만큼 평범한 유리도 장인 정신이 깃들여지면 다이아 못지 않은 예술품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되새기게 된다.

칼리그라피 바이 Goni

그러고 보면 주얼리도 사람과 같다. 평범한 사람도 누구든 정성과 사랑으로 보살피면 타고난 것 못지 않게 아름답게 거듭날 수 있다. 중요한 건 정성 어린 사랑과 애정 어린 관심이다. 김춘수가 그랬던가,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꽃이 되었다고. 이름을 불러주면 이름모를 몸짓이 꽃이 되고, 정성으로 보살피면 널린 유리도 보석이 된다.


잊지말자,

크리스탈이 모든 여자를 위한 럭셔리인 것처럼,

우리 모두가 타고난 다이아몬드가 되지는 못하더라도 크리스탈처럼 반짝반짝 빛날 수 있음을.


 

                                                  www.connerston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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