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폭된 기후 변화와 마주하게 된 참혹한 현실
호주 산불이 공식적으로 종료됐다. 그러나 복구 문제가 더 크게 남아 있다. 호주라는 큰 대륙이 불에 휩싸였던 것을 고려하면, 이를 되돌리긴 쉽지 않다. 인명 피해가 많지 않았고, 호주가 선진국이라 국민들 복지 및 지원에 문제가 없을 것 같지만, 이미 손실된 산림과 이후 야기되는 부작용이 지나치게 많아졌다. 당장 호주 국민들의 피해는 물론이고 숲의 상실과 동물 멸종과 마주하게 됐으며, 이후 초래된 이상 기후와 기후변화까지 더할 경우 그 여파는 실로 더 크며, 오랫동안 지속될 가능성이 많아졌다.
이미 많은 야생동물들이 삶의 터전을 잃었으며, 원치 않게 세상을 등졌다. 이로 인해 인류는 엄청난 자연유산을 잃게 됐다(자연 앞에 유산이라 하는게 늘 맞지 않다는 생각은 든다). 호주는 이미 영국발 이민자들이 건너오면서 많은 녹초지가 사라졌다. 토끼 페스트로 인해 토끼가 기하급수적으로 번식했고, 많은 초원을 잃었다. 호주에는 토끼의 포식자가 없었고, 이후 토끼의 개체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면서 호주의 사막화는 지속됐다. 이제 삼림마저 실종되게 되면서 당장 숲이 없어진 것은 물론이고 기거하던 동물들마저 볼 수 없게 됐다.
문제는 이후였다. 아프리카에서 폭우가 동반됐는가 하면, 남극에서는 기상 관측 이래 최초로 영상 20도가 넘는 것으로 확인됐다. 호주 대륙이 불에 타면서 전반적인 기온 상승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이해된다. 호주 산불 이전에도 남극의 기온이 치솟으며 각종 빙하가 녹고 있었던 것을 감안하면, 호주에서 발발한 산불로 인해 기온 상승이 증폭됐음을 유추할 수 있다. 호주가 남극과 머지 않은 거리인데다 지금 남반구는 여름인 점을 보면, 여려 요인으로 인해 남극의 기온이 역대 최고치를 달성한 것으로 보인다. 2019년이 지구 온도를 측정한 이후 역대 가장 뜨거웠던 한 해였다. 여기에 호주 산불과 기존부터 행해지던 온도 상승까지 더해지면서 남극 대륙의 온도가 급증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미 호주 산불의 원인이 기후변화로 지목된 가운데 이번 산불로 인해 지구온난화를 비롯한 기후변화가 더 심화된 셈이다. 즉, 인간의 화석연료 사용과 무분별한 환경오염으로 인해 야기된 기후변화가 더 큰 부작용을 야기했으며, 이로 인해 호주에서 대형 산불이 타올랐고, 기후변화가 더 심해진 것이다. 궁극적으로 제러드 다이아몬드 교수(UCLA 지리학과)가 말한 데로 '대멸종'의 길에 이미 접어든 것이라 봐도 무방해 보인다. 인구가 더 늘어나는 추세이고, 이들로 인한 환경 오염 및 기후변화가 심해질 개연성이 많다는 점을 보면, 지구온난화는 더욱 더 심해질 것이 유력해 보이며, 우리 모두가 살아가는 터전이 보다 뜨거워지는 것은 이미 확정된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