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규모 부대 이동 파악
대한민국정부가 북측이 야기한 사안에 대해 다각도로 대응하고 있다. 군사적으로는 정경두 국방부장관이 공식적인 자리에서 거듭 강한 대응을 시사한 가운데 이미 청와대 국가안보실 김유근 제1차장과 합동참모분부 작전부장인 전동진 소장이 강도 높은 대응을 넘어서는 대가를 맞게 될 것이라 강력하게 경고했다. 외교적으로는 미국에게 현재의 상황을 잘 전달하면서도 이후 야기될 수 있는 북측의 도발에 대해 필요하다면 강력하게 대응이 필요하다는 미 국방부의 메시지도 나온 상태다.
대북전단의 내용이 입에 담기 어려운 내용인 점은 분명하고, 전단유포자들의 진위 또한 심히 의심되나, 남북이 공동합의 하에 대한민국의 투자로 지은 남북공동연락사무소(이하 연락사무소)를 일방파기한 것에 대해서는 이미 외교적 금도를 넘어섰다. 연락사부소 폭파에 앞서 일방적으로 남북연락망을 일방 파기한 것 또한 얼마나 그 행동의 반로가 졸렬한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대목이다. 내부 무마용도 포함된 것을 모르지 않으나 북측의 김여정 부부장이 거듭 한국 정부를 상대로 거듭 불필요한 언사를 내뱉는 것과 더불어 암묵적 특사 제안을 공개적으로 거절한 것 또한 예의에 없는, 아주 파렴치한 행동이다.
대북제재 이후 거듭 힘겨운 상황임은 모르지 않으나(반대로 그랬기에 가능한 행동이기도 할 것이다), 긴장을 점증하는 거듭된 행동의 결과 대북제재가 1년 연장되는 결과와 마주하게 됐다.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9일(이하 한국시간) 북한에 대해 진행되고 있는 제재를 1년 더 연장하기로 결정했다. 북한이 이와 같은 행동을 하지 않았더라도 협상 중인 국면을 감안하면 당연히 연장되는 결과였지만, 아주 고약한 행동의 결과 한 해 더 고립되는 것을 피하지 못했다. 결국, 이번 연락사무소 폭파 및 쓸 때 없는 행위들로 인해 북한에 대한 이미지는 더욱 나빠졌으며, 이른 바 내부에서 자강론을 주장하는 세력과 기존 외교 전략이 얼마나 부실하고 불필요한지 거듭 알 수 있다.
연락사무소 폭파 이후 북측 군대의 움직임이 간파됐다. 개성공단 인근에 1개 연대급 병력이 주둔이 확인됐으며, 황해도 장사정포 포문이 열린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서해5도의 위협을 동반하는 군사적 긴장감을 드높이는 아주 불필요한 행위다. 물론 개성공단 건립 전에 2개 사단이 진주했던 것에 비하면, 정세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의 말처럼 일시적 행위이며 협상의 여지를 남겨두고 있닫고 해석할 수 있으나, 한국의 자본이 투입된 개성공단 인근에 북측 군대가 진주하고 있는 것으로 봐서는 군사적 대립은 물론 전 소장의 말처럼 9.19 선언을 정면으로 배격하는 행위인 점은 틀림없다. 또한 황해도의 포문 개방도 마찬가지다. 암묵적으로 한국에게 도발을 시도할 수도 있으니 제대로 된 협상안과 외교력을 발휘해 달라는 뜻이기도 하다. 하지만 어느 누가 북측의 행위를 이렇게 이해할지는 의문이다.
오히려 한국에게 좀 더 필요하며 친근하게 나왔어야 했다. 그 동안 친분을 두텁게 했음에도 성과를 거머쥐지 못했기에 북측 내부(특히 군부)의 반발이 적지 않았을 것으로 유추되며, 이에 따라 강한 면모를 보이기 위한 행동이라고 볼 여지도 당연히 있다. 그러나 북한 자체가 독재체제인 점을 고려하면, 그 정도도 무마하지 못한 것을 보면 반대로 김정은 위원장과 일가의 권력체제가 그리 공고하지 않은 점 또한 유추할 수 있다. 이에 연락사무소 폭파와 군대 주둔을 통해 긴장을 높이고, 한국의 행동을 독려해 남북미 협상을 이어가겠닥도 볼 수도 있으나 이미 사실상 외교적 금도는 고사하고 신뢰자체를 무너트린 것을 복원하기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실제로 협상이 진행됐을려면 지난해 남북미 정상회동 이후 접촉한 북미 양국의 실무진이 1차적인 결과라도 만들었어야 했다. 그러나 미국이 전면적으로 거부했다. 북측 또한 미국을 설득하기 위한 구체적인 사안을 제시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이후 한국이 좀 더 주도적인 남북관계 개선에 나서고자 했으나, 코로나바이러스 창궐로 인해 행동이 여의치 않게 됐다. 이로 인해 모든 외교가 사실상 중단됐다. 유선으로 문재인 대통령이 트럼트 대통령과 프랑스의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 등과 회담을 가진 것이 전부였다. 모두가 쉽지 않은 상황에서 한국이 역할을 하기도 당연히 쉽지 않다. 이를 두고 단순 한국 탓만 했다는 것 자체가 성찰을 모르는 북측의 지도층이 얼마나 무능력한지를 보여주는 아주 확실한 단면이다.
이후 확인되는 군대의 이동은 알려지지 않고 있으나, 북측도 더 이상 병력을 증강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정부에서 단호하게 대처할 뜻을 거듭 밝힌 만큼, 북한도 더 이상의 선은 넘지 않을 것이 유력하다. 만약 더 이상의 위협이 감지된다면, 북측의 피해가 더 클 것이 불을 보듯 뻔한데다 체제 종말과 마주할 수 있어서다. 더군다나 국군의 전력으로도 북측의 군대를 압도할 수 있는 데다 한미동맹에 따라 공조가 이뤄진다면, 북측이 마주하는 결과는 저네들이 생각하는 이상으로 처참해질 수 있음을 모르지 않을 것이다. 이에 최소한의 병력과 약간의 위협선에서 그칠 것으로 보이며, 군사행동에 나서지 않을 가능성이 많다.
그러나 외교적 국면을 통해 현재 남북미 체제 유지는 더더욱 어렵다. 미국은 북한 문제에 신경을 쓰지 않고 있으며, 코로나바이러스 확산과 인종차별 문제가 여전히 대두되고 있으며, 대통령선거가 이제 코앞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이에 북미 실무진이 만나지도 못하겠지만, 접촉한다고 하더라도 이전과 같은 상황의 반복일 것이 불을 보듯 뻔하다. 이에 한국 정부의 설득으로 우선 남북관계의 일정 부분 개선을 통해 북한을 무마하면서 숨통을 트이고 향후 미 대선 종료 이후 남북미 기조를 이어가기 위한 마중물을 투입할 수도 있다. 하지만 부시 대통령 때처럼 미국이 허락할지는 의문이며, 허락하더라도 남북관계가 2018년처럼 전향적으로 전격 준평화체로 진행될지에 대한 의구심은 너무 많이 남아 있다. 이 모든 것을 북한이 (급하다는 이유로) 뒤엎은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