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루트 폭발사고

종교 문제, 내전 격화, 정부 무능이 야기한 결과

by Jason Lee
캡처.PNG 인재라 더 안타까운 사고

2020년 8월 4일(이하 한국시간)에 비극이 당도했다. 지구 반대편인 레바논에서 엄청난 폭발사고로 인해 많은 인명피해를 입은 것으로 확인됐다. 더 놀라운 점은 의도치 않은 폭발이었다는 점이다. 구체적인 원인 파악이 아직도 쉽지 않지만, 정부가 압제해 놓은 질산암모늄이 터진 것으로 알려졌다. 외부의 자극에 의한 화학작용으로 폭발이 야기된 것인지, 보관상의 착오로 인한 실수로 봐야 하는지 아직도 판단이 쉽지 않다. 분명한 점은 레바논 정부가 이토록 위험한 물질을 국가경제의 중심인 베이루트항에 보관했다는 점이다.


이번 폭파 사고로 200명 이상이 사망했으며, 약 6,000여 명이 피해를 입은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폭발은 크게 두 번이나 있었으며, 그 중 사건에 결정적이었던 두 번째 사고는 사이프러스에서도 관측이 될 정도로 큰 폭발이었다. 당시 베이루트에서 일상을 영위하던 많은 이들이 큰 피해를 입었으며, 이로 인한 단순 인명 사고 외에도 엄청난 외상후 스트레스와 공포가 누적됐을 것으로 짐작된다. 가뜩이나 내전이 빈번했으며, 서구 열강으로부터 독립하면서 치러야 했던 엄청난 비용과 이후 부담까지 생각하면 레바논은 이번 피해로 훨씬 더 많은 것을 잃었다.


레바논은 종교 갈등이 얼룩진 곳이다. 서아시아에서 이례적으로 천주교도가 가장 많은 곳이며, 이로 인해 당연히 천주교와 이슬람이 크게 대립하고 있으며, 이슬람은 당연히 시아와 수니로 갈라져 있다. 크게 천주교와 이슬람의 대립이 치열한 가운데 이슬람 안에서도 당연히 종파가 다른 만큼 대립이 지속되고 있다. 세 종파가 국가의 권력을 삼분하기로 하면서 일정 부분 문제가 해결되나 했지만, 각자가 책임진 영역을 제대로 간수하지 못했고, 내부적으로 정치적인 투쟁이 꾸준히 지속된 만큼, 좀처럼 오롯한 국가로 자립하기 쉽지 않았다. 설상가상으로 이번 폭발사고는 레바논 문제의 도화선이 된 셈이다.


레바논도 아프리카나 여느 서아시아 국가들처럼 영국과 프랑스에 의해 국경이 그어지면서 혼재된 문화를 안고 출발하게 됐다. 이는 당연히 영국과 프랑스가 유전을 두고 다투는 과정에서 책정된 것이며, 이후 야기된 문제에 대해서는 당연히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이후 레바논은 엄청난 내전을 겪었으며, 지금도 종교에서 비롯된 내적 다툼이 암묵적으로 자행되고 있다. 가뜩이나 서로가 권력을 두고 다투고 있는 만큼, 정치경제에서 유리한 분야를 선점하고조 불필요한 다툼을 자행했으며, 당연히 내부 동력을 응집할 수 없었던 레바논의 경제는 상당히 후진한 상황이다.


경제사회적인 동력도 상당히 취약하다. 이전과 같았다면 베이루트가 서아시아의 뱃길의 출발점이자 종착지로 역할을 해야 하나 수에즈운하가 개통되면서 베이루트의 입지는 현격하게 줄어들었다. 더군다나, 제조업이나 중공업 등 기초 산업이 부재한 가운데 지나치게 서비스업에 편중되어 있으며, 경제 대비 높은 이자율을 유지하고 있어 외부에서 들어오는 자금을 통해 겉은 안정되어 보이나 실질적으로 금액의 소유주가 아니라 제대로 경제력을 유지하지 못하고 있다. 급기야 지난 3월에는 채무불이행이 지속되면서 사실상 부도 위기에 직면하는 등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여기에 이번 폭발사고로 인해 레바논도 사실상 국가로서의 기능을 제대로 잃었다. 이미 종교 문제로 얼룩진 부분을 해결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남수단이 수단에서 분리하듯 현실적으로 각기 다른 국가를 건설하기도 쉽지 않다. 국제연합이 개입한다면 이야기가 달라질 수도 있으나, 종국에는 이권을 두고 다툴 것이 유력한 만큼, 평화적 분리도 현실적으로 어렵다. 그 결과 내부적인 혼란이 지속되는 가운데 경제위기와 폭발사고로 인해 레바논은 풍전등화의 위기에 처해 있으며, 당연히 서아시아에서 야기되는 난민은 더 큰 폭으로 증가할 것이 유력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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