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편. 새벽 3시에 깨는 밤

by 또바기

새벽 3시. 눈이 떠진다. 이유 없이. 알람도 울리지 않았고, 소음도 없었고, 그냥 깬다. 천장을 본다. 어둠 속에서 희미하게 보이는 천장.

다시 자려고 눈을 감는다. 하지만 잠이 오지 않는다. 머릿속이 시끄럽다. 내일 회의, 미처 끝내지 못한 보고서, 팀장이 한 말, 동료의 표정. 온갖 생각들이 꼬리를 문다.

핸드폰을 집는다. 시간을 확인한다. 3시 17분. 다시 자도 4시간 남았다. 충분히 잘 수 있다. 하지만 몸은 알고 있다. 오늘은 다시 못 잘 거라는 걸.

일어나서 물을 마신다. 창밖을 본다. 거리는 조용하다. 가로등만 켜져 있다. 세상이 멈춘 것 같다. 나만 깨어 있는 것 같다.

소파에 앉는다. 불을 켜지 않는다. 어둠 속에 그냥 앉아 있는다. 생각이 계속 흐른다. '나는 왜 이렇게 살고 있을까', '이게 맞는 걸까', '다른 선택을 했으면 어땠을까'.

답은 없다. 질문만 있다. 새벽 3시의 질문들은 특히 무겁다. 낮에는 회피할 수 있던 것들이 밤에는 정면으로 다가온다.

핸드폰으로 인터넷을 뒤진다. '새벽에 깨는 이유', '불면증 해결 방법'. 여러 글을 읽는다. 스트레스, 우울, 불안. 다 맞는 것 같다. 하지만 읽는다고 해결되지 않는다.

4시가 넘는다. 이제 정말 얼마 안 남았다. 알람이 울리기까지 2시간 반. 다시 침대에 눕는다. 억지로라도 자려고 한다. 눈을 감고 숫자를 센다. 하나, 둘, 셋...

어느새 잠들었나 보다. 알람 소리에 깬다. 몸이 무겁다. 제대로 못 잔 느낌. 하지만 일어나야 한다. 또 하루가 시작된다.

새벽에 깨는 밤이 일주일에 두세 번은 된다. 익숙해졌다. 처음에는 불안했지만, 이제는 그러려니 한다. 내 몸이 보내는 신호. '지금 힘들어' 하고 말하는 것.

버티기는 때로 새벽에 깨어 있는 것이다. 잠 못 이루는 밤을 견디고, 다음 날 일어나는 것. 충분히 쉬지 못해도 계속 가는 것. 이것도 버티기다.

작가의 이전글12편. 퇴근 후 편의점 맥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