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하지 않으려 애쓴 시간

by 또바기

변화는 두렵다. 익숙한 것을 놓고, 낯선 것을 받아들이는 일. 나는 오랫동안 변하지 않으려 애썼다. 그대로 있으면 안전할 거라고 믿었다. 하지만 변하지 않는 것은 안전이 아니라, 정체였다.
스물여덟 살, 나는 같은 자리에 있었다. 같은 일, 같은 관계, 같은 고민. 모든 것이 익숙했고, 모든 것이 지루했다. 하지만 나는 움직이지 않았다. 변화가 두려워서, 실패가 무서워서, 그냥 그 자리에 머물렀다.
어느 날, 친구가 물었다. "너 지금 행복해?" 나는 대답하지 못했다. 행복한가? 불행한가? 그저 익숙할 뿐이었다. 나는 변화를 피하느라, 정작 나 자신을 잃고 있었다. 매일 같은 길을 걸으면서, 새로운 풍경을 볼 기회를 놓치고 있었다.
변화를 거부하는 것은 안전해 보였다. 실패할 일도 없고, 상처받을 일도 없고, 후회할 일도 없을 것 같았다. 하지만 그것은 착각이었다. 변화하지 않는 것도 하나의 선택이고, 그 선택에는 대가가 따랐다. 성장하지 못하는 것, 새로운 가능성을 놓치는 것.
주변 사람들은 변하고 있었다. 누군가는 새로운 일을 시작했고, 누군가는 새로운 곳으로 떠났고, 누군가는 새로운 관계를 만들었다. 나만 그 자리에 있었다. 그들을 보며 부러웠지만, 동시에 두려웠다. 나도 변할 수 있을까?
스물아홉 살이 되던 해, 나는 작은 변화를 시도했다. 늘 가던 길이 아닌 다른 길로 출근했다. 사소한 변화였지만, 새로운 풍경이 보였다. 몇 년을 다닌 길인데, 바로 옆에 이런 거리가 있었다니. 작은 카페, 오래된 서점, 예쁜 공원. 내가 몰랐던 세상이 바로 옆에 있었다.
그 경험이 나를 조금 변화시켰다. 변화가 두렵지만, 변화하지 않는 것이 더 두렵다는 것을 깨달았다. 익숙함 속에 안주하면, 세상은 계속 움직이는데 나만 멈춰 있게 된다. 시간이 흐르면 그 간격은 점점 벌어진다.
서른 살, 나는 더 큰 변화를 결심했다. 오래 하던 일을 그만두기로 했다. 안정적이고 익숙했지만, 더 이상 내가 원하는 삶이 아니었다. 주변 사람들은 만류했다. "지금 괜찮은데 왜 그만둬?" "다시 시작하기 힘들어." 그들의 말도 맞았다. 하지만 나는 결심했다.
변화는 선택이 아니라, 필연이다. 세상은 변하고, 사람은 변하고, 나도 변한다. 변하지 않으려 애쓰는 것은 강함이 아니라, 두려움이다. 나는 그 두려움을 마주하기로 했다. 변화가 가져올 불확실성보다, 정체가 가져올 후회가 더 두려웠다.
처음엔 모든 것이 낯설었다. 새로운 환경, 새로운 사람들, 새로운 방식. 적응하기 힘들었고, 후회되는 순간도 있었다. 예전 자리가 그리워지기도 했다. 하지만 조금씩 익숙해졌다. 그리고 깨달았다. 나는 변하고 있고, 그 변화가 나를 성장시키고 있다는 것을.
변화는 여전히 두렵다. 하지만 변하지 않는 것이 더 두렵다. 나는 조금씩 변하고 있다. 완벽하지 않아도, 서툴러도, 나는 변화를 받아들인다. 그게 살아있다는 증거다. 변화하는 것, 그것이 인생이다.
지금의 나는 일 년 전의 나와 다르다. 어떻게 다른지 정확히 설명할 수는 없지만, 분명히 달라졌다. 그리고 일 년 후의 나는 지금의 나와 또 다를 것이다. 그게 두렵지 않다. 오히려 기대된다. 변화하는 나를 만나는 것, 그것이 삶의 재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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