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나를 지킬 때

by 또바기

누군가 나를 지켜줄 거라고 믿었다. 가족이, 친구가, 연인이. 하지만 결국 나를 지킬 수 있는 사람은 나뿐이라는 걸 깨달았다. 그 깨달음은 슬프면서도 힘이 되었다. 누구도 나를 대신 지켜줄 수 없다면, 내가 나를 지켜야 한다. 그것이 나를 사랑하는 방법이다.
어느 날, 나는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 직장에서, 관계에서, 누군가 나를 함부로 대했다. 합리적이지 않은 요구, 무례한 말투, 나를 무시하는 태도. 나는 참았다. 괜찮다고, 이해한다고, 내가 조금 더 참으면 된다고. 문제를 키우고 싶지 않았고, 갈등을 만들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나를 낮추고, 나를 숨기고, 나를 지웠다.
하지만 그렇게 참는 동안, 나는 점점 작아졌다. 내 의견은 중요하지 않은 것 같았고, 내 감정은 무시해도 되는 것 같았다. 나는 점점 나를 존중하지 않게 되었다. 다른 사람이 나를 존중하지 않는데, 내가 나를 존중할 이유가 있을까?
어느 회의 자리에서, 상사는 나에게 부당한 업무를 지시했다. 내 업무 범위가 아닌, 다른 사람이 해야 할 일이었다. 하지만 아무도 하려 하지 않았고, 결국 나에게 떠넘겨졌다. 나는 습관적으로 "네" 하려다가, 멈췄다. 정말 이대로 괜찮은가? 나는 계속 이렇게 살 것인가?
그러던 어느 날, 나는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다. 비슷한 상황이 또 발생했을 때, 나는 입을 열었다. "이건 아니에요. 이건 제 업무가 아니고, 제가 할 수 없는 일입니다." 그 말을 꺼내는 데 용기가 필요했다. 목소리가 떨렸고, 심장이 빠르게 뛰었다. 상대는 놀라서 나를 쳐다보았다.
"뭐라고?" 상대의 목소리에는 당황함과 불쾌함이 섞여 있었다. 나는 숨을 깊이 들이쉬고 다시 말했다. "죄송하지만, 이건 제가 할 수 없습니다. 적절한 사람에게 요청해 주세요." 이번엔 목소리가 더 단단했다.
상대는 잠시 말이 없었다. 그리고 불만스러운 표정으로 다른 사람을 찾아갔다. 나는 그 자리에 서서 떨고 있었다. 잘한 걸까? 문제를 만든 건 아닐까? 하지만 동시에,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후련함. 나를 지켰다는 안도감. 나를 존중했다는 뿌듯함.
그날 이후, 나는 달라지기 시작했다. 부당한 일에는 "아니요"라고 말하고, 불편한 요구에는 거절하고, 무례한 대우에는 선을 그었다. 모두에게 좋은 사람이 될 필요가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모두를 만족시키려다 보면, 나를 잃는다.
물론 쉽지 않았다. 거절할 때마다 죄책감이 들었고, 경계를 그을 때마다 불안했다. 사람들이 나를 이기적이라고 생각하지 않을까? 냉정하다고 판단하지 않을까? 그런 걱정들이 나를 주저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점점 깨달았다. 나를 지키는 것은 이기적인 게 아니라, 필수적인 것이다. 나를 존중하지 않으면, 다른 사람도 나를 존중하지 않는다. 내가 나의 경계를 지키지 않으면, 다른 사람은 그 경계를 침범한다. 나를 지키는 것이 관계를 해치는 게 아니라, 건강한 관계를 만드는 것이다.
내가 나를 지킨다는 것은, 거창한 것이 아니다. 작은 거절, 작은 주장, 작은 경계. 그게 나를 지키는 방법이다. 하고 싶지 않은 일을 거절하는 것, 불편한 말에 반응하는 것, 나의 시간과 에너지를 보호하는 것. 그 작은 행동들이 모여, 나를 만든다.
이제 나는 나를 먼저 생각한다. 이기적이라고 해도, 냉정하다고 해도, 나는 나를 지킨다. 그게 나를 사랑하는 방법이다. 나를 지키지 못하면서 다른 사람을 사랑할 수 없다. 나를 존중하지 못하면서 다른 사람을 존중할 수 없다. 나를 지키는 것, 그것이 모든 것의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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