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편. 금요일 밤의 소파

by 또바기

금요일 저녁 7시. 현관문을 열고 들어서면 고요함이 반긴다. 불을 켜고, 가방을 던지고, 신발을 벗는다. 소파에 쓰러지듯 앉는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 그냥 앉아 있다.

사람들은 금요일 밤에 뭔가 하라고 말한다. 친구를 만나라, 영화를 보라, 운동을 하라. SNS를 보면 다들 즐거운 금요일을 보내는 것 같다. 와인을 마시고, 맛있는 걸 먹고, 웃는 얼굴로 사진을 찍는다.

나는 소파에 앉아 천장을 본다. 텔레비전도 켜지 않는다. 핸드폰도 멀리 둔다. 그냥 고요 속에 있는다. 이게 내가 할 수 있는 전부다.

처음에는 이런 내가 문제 있다고 생각했다. '정상적인 사람들'은 금요일 밤에 활력이 넘친다고 배웠으니까. 일주일간 일한 보상으로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게 당연하다고. 하지만 나는 즐길 에너지가 없다. 그냥 멈춰 있고 싶다.

한 달 전, 친구가 전화를 했다. "오랜만에 만나자"라고. 솔직히 만나고 싶지 않았다. 나가서 화장하고, 옷 입고, 말하고, 웃고, 그 모든 게 너무 벅찼다. 하지만 거절하기도 미안해서 "다음에"라고 했다. 친구는 섭섭해했다.

미안하다. 정말 미안하다. 하지만 지금의 나는 누구도 만날 수 없다. 일주일 동안 사람들 사이에서 버텨낸 뒤, 금요일 밤은 나를 재충전하는 유일한 시간이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자기 관리다.

소파에 앉아 있으면 생각이 떠오른다. '나는 왜 이렇게 됐을까',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저렇게 활력이 넘칠까', '내가 너무 나약한 건가'. 하지만 요즘은 그런 생각을 길게 붙잡지 않는다. 그냥 흘려보낸다.

9시쯤 되면 배가 고파서 일어난다. 냉장고를 열고 대충 먹을 걸 꺼낸다. 라면을 끓이거나, 냉동 만두를 데우거나. 소파로 돌아와 먹는다. 맛있다. 아무도 보지 않는 곳에서 먹는 음식은 항상 맛있다.

금요일 밤의 소파는 내게 안식처다. 여기서는 아무것도 증명하지 않아도 되고, 아무것도 성취하지 않아도 되고, 그냥 존재하기만 해도 된다. 이 시간이 없었다면 나는 월요일을 시작할 수 없었을 것이다.

버티기는 때로 멈춰 있는 것이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아무도 만나지 않고, 그냥 나 자신과 함께 있는 것. 이것도 적극적인 선택이고, 필요한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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