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편. 토요일 오전 11시의 침대

by 또바기

토요일 아침 햇살이 커튼 사이로 새어 들어온다. 눈을 뜨지만 일어나지 않는다. 시계를 본다. 11시 20분. 이렇게 늦게까지 자다니. 예전 같았으면 '시간을 허비했다'라고 자책했을 것이다.

하지만 오늘은 그냥 누워 있는다. 죄책감이 슬금슬금 올라오지만, 밀어낸다. '괜찮아. 오늘은 이래도 돼.' 스스로에게 허락한다.

침대는 이상한 공간이다. 밤에는 불안과 걱정이 찾아오는 곳이고, 아침에는 일어나야 하는 의무가 있는 곳이다. 하지만 토요일 오전의 침대는 다르다. 아무 의무도 없는 순수한 휴식 공간이다.

이불을 턱까지 끌어올리고 천장을 본다. 오늘 뭐 하지? 이런 생각이 스쳐 지나가지만, 굳이 답을 찾지 않는다. 계획이 없어도 괜찮다. 아무것도 안 해도 괜찮다.

요즘 사람들은 주말을 '생산적으로' 보내라고 말한다. 자기 계발을 하고, 운동을 하고, 취미 생활을 하고, 뭔가 의미 있는 일을 하라고. 하지만 나는 그냥 누워 있고 싶다. 이것도 나에게는 의미 있는 일이다.

30대가 되면서 깨달은 게 있다. 쉼도 능력이라는 것. 제대로 쉬지 못하면 제대로 일할 수도 없다. 침대에서 늦게까지 누워 있는 것은 게으름이 아니라, 일주일 동안 소진된 에너지를 채우는 과정이다.

핸드폰을 집어 든다. SNS를 스크롤한다. 누군가는 아침 조깅을 했고, 누군가는 맛있는 브런치를 먹었고, 누군가는 벌써 카페에서 책을 읽고 있다. 부럽다. 하지만 비교하지 않으려 한다. 그들의 토요일과 내 토요일은 다른 것이다.

12시가 넘어서야 일어난다. 화장실에 가고, 물을 마시고, 다시 침대로 돌아온다. 오늘은 이게 전부일 수도 있다. 그래도 괜찮다. 내일은 또 다를 것이다.

침대에 누워 창문을 본다. 밖에는 사람들이 걷고 있을 것이다. 가족과 손잡고, 친구와 웃으며, 연인과 팔짱을 끼고. 그들의 행복한 주말. 나는 여기, 침대에서 나만의 주말을 보낸다.

토요일 오전 11시의 침대는 판단받지 않는 공간이다. 여기서는 생산성도, 효율성도, 의미도 필요 없다. 그냥 존재하는 것만으로 충분하다. 이 시간이 있기에 나는 다시 월요일을 맞을 수 있다.

버티기는 때로 죄책감을 밀어내는 것이다. '이래도 괜찮아'라고 스스로에게 말해주는 것. 누워 있는 것도, 아무것도 안 하는 것도, 때로는 가장 필요한 행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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