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편. 편의점 삼각김밥

by 또바기

밤 10시, 편의점 형광등 아래 서 있다. 냉장고 문을 열고 삼각김밥을 고른다. 참치마요, 김치볶음밥, 불고기. 오늘은 참치마요로 한다. 바나나우유 하나, 컵라면 하나. 계산대로 간다.

"봉투 필요하세요?" 아르바이트생이 묻는다. "아니요, 괜찮아요." 비닐봉지에 담지 않고 손에 들고 나온다. 편의점 앞 벤치에 앉는다. 삼각김밥 포장을 뜯는다. 한입 베어 먹는다.

맛있다. 특별히 맛있는 건 아니지만, 지금 이 순간에는 맛있다. 하루 종일 제대로 먹지 못했는데, 이제야 뭔가 입에 들어간다. 천천히 씹는다. 급할 것 없다. 아무도 기다리지 않는다.

집에는 냉장고가 있다. 요리할 재료도 있다. 하지만 요리할 기력이 없다. 마트에 가서 장을 보고, 씻고 썰고 볶고, 그런 과정이 지금은 너무 벅차다. 편의점 삼각김밥은 간단하다. 사서 뜯어먹으면 된다.

누군가는 이런 내 모습을 보면 걱정할 것이다. '제대로 된 밥을 먹어야지', '건강 생각해야지'. 맞는 말이다. 하지만 지금은 생존이 우선이다. 삼각김밥이라도 먹는 게, 굶는 것보다 낫다.

작년에는 진짜 자주 굶었다. 식욕도 없었고, 먹는 게 귀찮았다. 체중이 5킬로 빠졌다. 주변 사람들이 걱정했다. 그때는 삼각김밥도 넘어가지 않았다. 지금은 최소한 이걸 먹을 수 있다. 그것만으로도 나아진 것이다.

편의점 앞 벤치는 나만의 공간이 됐다. 밤 10시, 하루의 끝에서 잠깐 앉아 숨을 고르는 곳. 지나가는 사람들을 멍하니 본다. 강아지 산책시키는 사람, 편의점에 들어가는 학생, 택배 박스를 나르는 배달원. 다들 각자의 밤을 살고 있다.

삼각김밥을 다 먹고 바나나우유를 마신다. 달다. 이 단맛이 하루의 쓴맛을 조금 희석시켜 준다. 빨대로 마지막 한 방울까지 빨아 마신다. 쓰레기통에 버리고 일어선다.

집으로 걸어간다. 5분 거리. 오늘도 하루를 마쳤다. 삼각김밥 하나로 저녁을 때운 날이지만, 그래도 뭔가 먹었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

버티기는 때로 최소한을 지키는 것이다. 제대로 된 밥이 아니어도, 편의점 삼각김밥이라도 먹는 것. 완벽하지 않아도, 최소한의 나를 챙기는 것. 그게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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