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VINO and KINO

영화, 와인에 취하다.

#3 완벽한 타인, 2018

by john C

모처럼의 부부동반, 연인동반 동창 모임.

분위기가 한껏 달아오른 저녁식사 자리에서 누군가 게임을 하자고 제안한다. 식사가 끝날 때까지 각자의 핸드폰에 오는 문자, 전화 등을 공개하기로 한 것. 기껏 하루 저녁 두세 시간 남짓에 무슨 일이 있겠냐는 심정으로 다들 참여하지만 그중엔 못마땅한 사람도 있다. 속속들이 오는 전화와 문자에 상황을 걷잡을 수 없이 번지게 된다.


2018년 개봉한 이재규 감독의 영화 '완벽한 타인'은 2016년에 개봉한 이태리의 'The Perfect Strangers'가 원작으로 우리나라는 물론 터키, 그리스, 인도, 프랑스 등 전 세계 25개국에서 리메이크되었으며, 가장 많이 리메이크된 영화로 기네스북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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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대부분이 저녁식사가 이루어지는 테이블에서 진행된다. 부부, 연인, 친구 간의 얽히고설킨 크고 작은 문제(?)들이 하나씩 튀어나오며 극적 긴장감을 놓치지 않는다.


이 공포 그 자체인 게임이 진행되는 저녁식사에는 온갖 음식들과 몇 병의 와인이 보인다.


그중 오늘 소개할 와인은 '스털링 빈트너스 컬렉션 메를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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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를로는 카베르네 소비뇽과 더불어 전 세계적으로 생산되는 주요 와인 품종 중 하나이다. 특히 프랑스를 대표하는 와인 생산지 중 하나인 보르도 지방의 우안(West Bank)의 대표 품종으로, 거의 모든 보르도 와인에는 이 메를로가 들어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익는데 오래 걸리는 카베르네 소비뇽과는 달리 빨리 자라는 조생종으로 껍질이 얇아 타닌감이 적고, 붉은 과일의 풍미가 뛰어나며, 밝고 화사한 느낌이라 블렌딩은 물론 단일품종으로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메를로 특유의 자두의 향미와 체리뉘앙스, 적당한 탄닌감과 실키한 바디가 느껴지는 이 와인은 무거운 식사보다는 가벼운 디저트류나 과일, 치즈 종류와 잘 어울리는 것 같았다.

특히 생크림이 들어간 티라미수 같은 디저트와 훌륭한 매치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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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털링 와이너리는 미국 나파밸리에서도 가장 높은 고산지대에 위치한 와이너리로, 포도밭을 구경하기 위해서 케이블카를 이용해야 할 정도이다. 덕분에 나파밸리 와인투어하는 관광객들에겐 빼놓을 수 없는 명소이기도 하다.


영화인이라면 누구나 지켜보는 아카데미시상식의 공식 와인업체이기도 한 이 와이너리는 메를로를 비롯, 카베르네 쇼비뇽과 쇼비뇽 블랑, 샤르도네를 생산하고 있다.


누군가에겐 공포 그 자체일 수 있는 이 영화의 마무리는 약간의 판타지를 더해 평화롭지만 다소 씁쓸한 뒷맛을 남긴 채 마무리된다. 마치 강하지도 약하지도 않은 이 와인의 구조감처럼 그저 적당한 여운을 남긴 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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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스마트폰, SNS. AI 등 현재의 삶은 도무지 쉬어갈 틈이 없이 버라이어티 하고 다이내믹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의 리메이크 횟수가 말하듯, 우리가 궁금한 건 사실 나와 같은 타인의 인간적인 삶과 일상들 아닐까.


여전히 사람의 일상이야말로 가장 영화적이고 드라마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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