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기록하기 - 일상 회복
이번 주 회사에서 우리 팀 부장님이 코로나19 확진이라는 초유의 사태 ㅠㅠ 가 벌어졌다. 지난주부터 확진자나 밀첩 접촉자와 동선이 겹쳐 자가격리나 재택근무에 들어가는 직원들이 폭증하긴 했었다. 이제 확진자가 어디서 나와도 놀랍지 않을 상황이었지만, 월요일까지도 같이 회의하고 점심을 먹었던 부장님이 확진이라니. 지난해 코로나 상황이 시작된 후로 가장 가까운 사람운 사람의 확진이었다.
결과적으로 천만다행인 것은 잠복기 후 자가격리 중인 상태에서 확진이 된 경우라 회사는 역학 조사의 대상이 되지 않았고, 가족들도 모두 음성 판정을 받았다. 금요일 오전 소식을 듣고 회사에서는 역학 조사의 대상은 아닐 수 있지만 보수적으로 판단하여 같은 층 근무 직원 전원 코로나 검사를 받는 것으로 결정했다. 금요일 오전 이게 무슨 일인가 싶게 근무하는 층 직원들이 가까운 보건소로, 카풀을 해서 근처 드라이브 쓰루 선별 진료소로 향했다.
코로나 검사를 받으러 가는 길, 날씨가 어찌나 좋던지. 회사 사람들과 금요일 오전 한 차를 타고 가니 마치 워크숍 선발대 같은 느낌이었다. 이 이야기를 하다가 문득 '워크숍'이란 걸 못 간지도 일 년이 넘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코로나 검사를 받고 집으로 와 결과가 나올 때까지 자가격리를 시작했다. 어차피 약속도 잡지 못한 거리두기 4단계 시국의 금요일이었지만 대낮에 방바닥이 뜨끈해진 집에 들어가니 온 집안의 사물이 얘가 왜 지금 들어와? 하는 느낌이었다. 멍하니 침대에 누워있다 문득 정신을 차리니 부장님 생각이 이제야 났다.
조심스럽게 괜찮으시죠? 하고 연락을 하니 몸은 괜찮은데 죄인이 된 것 같고 마음이 안 좋다고 한다. 어떤 위로의 말을 건넬 수 있을까. 누구나 걸릴 수 있는 상황이니 자책하실 필요 없다는 말을 건네는데, 부장님이 확진 판정을 받은 사람들의 마음이 어땠을지 이제야 알 것 같다고 하며, 회사의 어떤 분으로부터 받은 문자 메시지 이야기를 했다.
코로나가 확산되기 시작한 초반에 가족으로 인한 감염으로 확진 판정을 받은 다른 팀장님이었는데, 그때는 회사가 역학 조사 대상이었고 접촉자가 많아서 한바탕 난리가 났었다. 그때 그 팀장님이 얼마나 불편한 마음이었을지 이제야 알겠다고. 그런데 평소 그다지 친분이 없었던 그 팀장님으로부터 문자 메시가 왔다고 한다.
회사가 역학 조사 대상이 아니라 너무 다행입니다. 조금만 더 일찍 알았으면 다들 검사받으러 가지 않아도 됐겠지만 잘된 일이니 마음 쓰지 마세요.
그러면서 팀장님은 덧붙여 말했다.
그래도 금요일이라 다들 즐거운 마음으로 갔습니다. 그러니 맘 편히 가지세요.
웃을 일은 아닌데 나도 웃음이 났다. 농담할 상황은 아니지만 그 심정 누구보다 잘 알기에 농담을 섞어 건넨 위로가 제일 고마웠다고 한다. 고맙고 미안했다고. 얼마나 마음이 힘들었을지 이제야 알 것 같은데, 그때 미처 따뜻한 말 한마디 건네지 못해 미안하고 고마운 마음.
그제야 나도 마음이 조금은 놓여서 웃으며 말했다. 갑자기 오후 반차 생긴 기분 맞다고. 건강 잘 챙기시며 얼른 회복하시라고.
정말 언제 끝나는 걸까. 지치고 힘든 시간들이 이어지고 있다. 그래도 조금씩 서로의 마음을 이해하고, 양해하고, 위로하며,
하루 빨리 건강을, 일상을 회복할 수 있기를 간절히 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