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일년

시간은 참 빠르다.

by 미스터 브라운

마지막으로 글을 올린 후 약 1년의 시간이 흘렀습니다. 생업이 바빠서, 챙길 일이 많아서, 스트레스가 많아서 등 오만가지 핑계로 글을 쓰지 못했습니다. 나라는 인간은 꾸준함과는 참으로 거리가 멀다는 걸 새삼 느낍니다.


그간 남산원에 자주 가지 못했지만 가느다란 인연을 계속 이어오고 있습니다. 환경 미화류의 노력 봉사를 하다 최근엔 아이들과 함께 산책을 나가기도 했습니다. 당연히 남산원 선생님과 함께 나가게 될 줄 알았는데 아이 둘을 제가 혼자 인솔(?)해야 했습니다. 나중에 알게 된 거지만 딱히 인솔은 필요하지 않았고 아이들 가자는 곳으로 잘 따라갔다가(??) 무사히 돌아오면 되는 미션이었습니다. 이제 중1이 되는 A와 6학년이 되는 B입니다. (이름을 써도 되나 싶어 가명을 쓸까하다 그것도 왠지 좀 그래서 일단 알파벳으로 기재해둡니다. 저도 이런 글이 처음이라 어떻게 해야 할지 잘모르겠네요.) 종종 저같은 사람들이 와서 함께 산책을 다녀온다고 합니다. 며칠 전에도 30대 남자 선생님과 다녀왔다고 하더군요. 여기서는 아이들이 어른들을 모두 선생님이라고 부릅니다. 그래서 저도 덩달아 선생님이 되었습니다.


버스를 타고 나가는 외출입니다. 아이들은 거침이 없습니다. 걸음도 굉장히 빠르고 신호가 바뀌려 하는 횡단보도에서는 전속력으로 뛰기도 합니다. (얘들아.. 나같은 아저씨들은 그럴 때 보통 다음 신호에 가곤 해..) 남산타워로 출발해 편의점을 구경했고 오락실에 다녀왔습니다. 다이소에서 큐브도 샀습니다. 저희 집에 남는 큐브가 있어 다음에 만나면 가져다 주겠다고 했지만 오늘 꼭 큐브가 있어야 한다고 하더군요. 아쉽게도 제 큐브는 다음 기회에 주든지 해야겠습니다. 2시간여의 빠듯한 일정을 빠르게 소화했고 무사히 귀환했습니다. 처음 만나 어색한 사이다보니 내향인인 제가 어른이랍시고 먼저 대화를 시도해야 했습니다. 주로 물어보는 형태입니다. 요즘 무슨 음악들어? 비트박스를 좋아한다고? 윙? 아니아니.. 들어도 모르는 아티스트였습니다. 엥? 이승철도 들어? 그 아저씨 몇살인지는 알고? 그런사람 또 없습니다? 옛날 노래 좋아하는구나 너. 무슨 게임 좋아해? 로블록스? 브롤스타즈 아냐고? 아저씨도 들어봤어 그 게임. 뭐 그런 종류의 대화였는데 어째 좀 사무적입니다. 아무래도 얘네들 인생에서 저는 남자34호쯤 될테니까요. 꾸준히 가서 자주 인사하고 더 많은 시간을 보내야 아무래도 재미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확실히 환경미화보다는 좀 더 재미있었습니다. 다만 꾸준하게 들르기 위해서는 좀 더 구체적인 계획이 필요하겠습니다. 계획했던 웨이트를 지도하거나 하는 건 어려울 것 같고.. 축구나 농구 정도는 같이하면 좋을텐데 왠지 제가 어디 다칠 것 같은 두려움이 생겨 선뜻 못하겠습니다.(하하) 그 대신 뭔가 좀 남는 걸 정기적으로 가르쳐줄 수 있다면 좀 더 제가 재미나게 다닐 수 있을 것 같은데 아직 잘 모르겠습니다. 그건 사무국장님과 상의해봐야겠습니다. 올해는 작년보다 좀 더 자주 가서 아이들과 시간을 보내야겠습니다.

매거진의 이전글새로운 과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