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 앞으로도 계속 새로운 과제의 연속
자립청년후원기에는 근 한 달 만에 글을 써봅니다. 개인적으로 바쁘기도 했지만 진도가 더딘 것도 이유입니다. 오래도록 해야 할 일이기도 하니 조금은 긴 호흡을 가지고 연재를 하게 될 것 같습니다.
지난 글에서 혜심원에 자원봉사를 신청했었습니다. 관련해 바로 통화를 했고 당장은 개인 봉사를 받지 않는다는 회신을 받았습니다. 여러 단체들의 봉사일정이 꽤 많아 보였고 추측건대 내부 인력들도 충분해 그러지 않나 싶었습니다. 대기자 명단에라도 올려달라는 요청과 함께 담당자분께 제 전화번호만 남겨두었습니다.
다음으로 남산원에 연락을 해보았습니다. 국장님과 통화를 했고 개인봉사를 받는다고 합니다. 어떤 분야의 봉사를 원하냐는 질문에 제가 뭘 할 수 있을지 모르니 일단 몸으로 할 수 있는 걸 하겠다고 했습니다. 4/7 월 오전 10시, 4/21 월 오전 10시 양일에 외부 환경미화가 필요하니 가능하면 와달라고 합니다. 통화 당시에는 일정을 확정할 수 없어 일단 양일 중 하루 잠정확정만 하고, 글을 쓰는 오늘 전화해 4월 7일에 가겠노라고 전달드렸습니다. 통화상으로 확인한 바 종교성이 없는 단체라는 것이 좋았습니다만, 가서 제가 어떤 일을 하게 될지 실제로 어떤 곳인지 알 수 없기 때문에 조심스럽게 다가서려고 합니다.
보육시설에 직접 가서 활동하게 될 줄은 몰랐는데 이 방법 말고는 당장 할 수 있는 게 전무했습니다. 그래서 그동안 내가 뭘 할 수 있을까 고민을 했었는데 두 가지 거리를 발견했습니다.
나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1. 운동
평생을 저체중으로 살았습니다. 키는 작지 않지만 날씬한 여자들만큼 날씬해 항상 왜소하다는 자기 인식 속에서 일평생 중 많은 시간을 보냈습니다. 여자들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남자들은 기본적으로 육체적 강인함에 나도 모르게 끌리는 경향이 있습니다. 심한 사람들은 그런 육체적 강인함에 쉽사리 지배당하기도 합니다. 아마도 50만 년 인류역사 대부분의 시간 동안 강인한 육체가 추종받아왔기 때문에 그런 게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증량을 위해 웨이트를 시작했지만 단기간에 원하는 만큼 되지 않았고 오랜 시간이 흘러서야 비로소 건장한 남성의 신체를 가질 수 있었습니다.
꽤 긴 시간 운동을 했는데도 끝내주는 몸매가 되지 못한 건 아쉽지만, 할 수 있는 선에서 최대한 열심히 하기도 했고 애초에 목표한 수준이라는 것이 별로 높지 않아 현재의 결과물에 만족하는 편입니다. 무엇보다 정신적으로 훨씬 나아졌다는 것이 고무적이었습니다. 신체적, 정신적으로 스스로를 더욱 신뢰할 수 있게 되었고 오랜 열등감에서 벗어나 좀 더 평온하게 인간관계를 맺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시설에서 자라 세상에 나오게 될 때 가장 필요한 것 중 하나는 건강한 신체일 것입니다. 그리고 건강한 신체에서 건강한 정신이 깃들기 좋습니다. 유전자가 허락하는 한 최선의 외모로 가꾸며 살아가는 것도 험한 세상을 살아가는데 좋은 밑거름이 될 것입니다.
기회가 된다면 친구들이 건강하고 아름다운 신체를 가지고 살아갈 수 있도록 운동을 지도해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려면 내가 준비되어 있어야 할 것입니다. 운동을 더 열심히 공부해 가며 해야겠고 이왕 하는 거 생활스포츠지도사 자격증도 취득하기로 했습니다. 헬스는 오래 해왔으니 이 분야에서 2급부터 취득하기 위해 알아보았습니다. 시험은 매년 한 번, 필기접수가 3/27 09:00시부터라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메모해 두었다가 글을 쓰는 지금 접수를 하려는데 많은 사람들이 접수를 하려 해서 인지 홈페이지가 먹통이 되었네요. 접수기간은 며칠 더 있으니 차분히 접수하려 합니다. 즐겁고 안전하게 그리고 효과적으로 운동을 지도할 수 있는 실력을 갖춰가야겠습니다.
2. 독서
AI의 눈부신 발전을 보며 한편으로는 걱정도 되었습니다. 부의 양극화는 AI시대에서 더욱 격차를 벌릴 것이 자명합니다. 게다가 AI 서비스들이 봇물처럼 터져 나오는 지금, 자유롭게 그것들을 사용해 볼 수 없는 환경이라면 그 격차를 좁히는 것이 매우 어려울 겁니다. 시설에 있는 친구들이 AI를 사용해 보며 동시에 스스로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가 주어져야 할 텐데 아마 충분한 지원이 되는 교육환경은 아닐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한 가지 다행스러운 것은 우리가 새롭게 마주할 AI시대를 살아가는데 있어 중요한 역량은 독서로 길러낼 수 있을 거라는 확신이었습니다. 답을 잘 찾는 능력보다 질문을 잘하는 능력이 각광받는 시대가 될 것이라는 박태웅 의장의 이야기처럼(박태웅의 AI 강의 2025) 여러 가지 사실들을 꿰어내 통찰을 갖는 생각의 힘이 큰 역할을 할 것입니다. 오랜 인류 문명에서 생각의 힘을 자라게 하는 건 바로 독서와 사색이었습니다. 좋은 책을 통해 수많은 간접경험을 하고 그를 통해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하는 능력을 길러내는 것이 미래 교육의 핵심 아닐까 주제넘은 생각을 해보기도 합니다.
하여간 자립을 준비하는 또는 이미 자립을 해내고 있는 친구들에게 독서의 즐거움과 생각의 힘을 학습시켜 줄 수 있다면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더 많은 책을 더욱 깊이 있게 읽어야겠다는 다짐과 함께 이왕이면 독서지도사 자격증도 취득해야겠다는 생각에 이릅니다. 민간자격증만 있는 분야이기 때문에 접수부터 교육과 시험, 자격증 취득까지 까다롭지 않아 보입니다. 일단 생체 2급부터 준비하고 독서지도사는 차차 진행해 올해 안에 취득하는 걸 목표로 두었습니다.
막막했던 20대의 나에게 누군가 운동과 독서의 재미를 알려주고 효과적으로 지도해 주었다면 정말 좋았겠다는 생각이 가장 컸습니다. 내겐 없었지만 친구들에게는 존재할 수 있도록 해주고 싶다는 마음입니다. 계획대로 잘 안 될 수도 있겠지만 할 수 있는 선에서 노력해 보겠습니다. 그럼 뭐라도 되겠죠 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