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감정 연습

여섯 번째 심리 상담

감정을 학습하는 연습을 하라고 하셨다.

감정에도 학습이 필요하다니.. 어렸을 때 부모로부터 학습하지 못한 감정들을 30대가 훌쩍 넘어서야 혼자서 학습하려고 하는 이 상황에 내가 참 가여웠지만 그래도 한번 힘을 내서 연습해 보아야겠다. 감정을 연습하는 목적은 하나다. 살면서 느끼는 많은 감정을 연습하지 못한 상태로 무방비상태에서 겪게 되면 당황하게 되니까 그 당황스러움이 나를 괴롭게 할 수 있으니 좀 더 유연하게 대처하고 내 마음을 보호하기 위해서 감정을 공부하고 연습하는 것이다.


그리고 살다 보면 겪게 되는 수많은 일들 속에서 내가 느끼는 감정들을 찬찬히 살피고 받아들이는 연습과 타인이 내게 어떤 감정을 비쳤을 때 그 감정이 나에게 옮겨오지 않게 하는 연습을 해보자고 하셨다. 그러면 내 마음뿐만 아니라 상대방의 마음도 헤아릴 수 있게 될 거라고 하셨다.


나는 가끔 일기를 쓰는데 내 마음이 어지럽거나 어떤 감정인지 헷갈릴 때 일기를 쓴다. 일기를 쓰면 마음이 정리되는 느낌은 아니다. 그냥 그렇다고. 기록을 하는 것뿐이다. 감정을 헤아리게 될 줄 알면 좀 더 마음이 편해질까..? 아직은 모르겠다. 마음이 복잡한 건 매 한 가지이지만 내가 좀 더 편하게 살 수 있도록 한 가지씩 노력을 해보자는 것이다. 그리고 상대방이 어떤 감정으로 살아가든 그 감정이 내게 너무 많은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나의 내면이 단단해지게 하는 것과 상대방의 마음도 이해하고 결국엔 나를 편안하게 하는 것이 목표이다.


어렸을 때 부모가 자녀에게 다양한 감정을 느끼게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한다. 그렇지 못하면 이렇게 커서 감정 연습을 따로 해야 하는 것이다. 부모가 자녀에게 미치는 영향이 정말 엄청나다. 내가 아이를 갖게 된다면 다양한 감정을 느끼게 해 주어야겠다. 내가 느끼지 못했던 모든 감정들을 다양하게 느끼며 성장할 수 있도록 해야겠다.


모든 것에는 원인이 있고 결과가 있다고 생각한다. 현실적인 것도 감정적인 것도 어떠한 원인이 있기에 결과가 있는 것이고 그 원인을 잘 헤아린다면 결과도 이해하고 변화될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된다. 내 마음이 힘들다면 힘든 마음의 원인이 있는 것이며, 원인이 10년 전이든 20년 전이든 아무리 오래됐고 꺼내기 어렵고 힘들지라도 꺼내서 아주 조금이라도 다독여준다면 아주 조금은 나아질 것이다. 꺼내는 것이 어렵지 시작하면 많은 사람들이 힘을 낼 수 있을 거라고 나는 생각한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세상은 흘러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