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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장을 바꿔서 생각해 보기

말이 안 되는 일 일지라도. 가족이니까

최대한 이해해 보려고 노력했다.


아빠, 엄마, 언니.

각각의 입장이 되어 이해해보려고 노력해봤는데 잘 안 됐다. 갯벌에서 발버둥 치는 것처럼 하면할 수록 마음이 더러워졌다. 말도 안 되는 자신의 주장을 계속해서 고집하고 굽히지 않는 언니를 그냥 이젠 모른척해버릴까 싶었다. 부모는 상관없다 하더라도 언니까지 인연을 끊어버려야 하나 생각했다.


내가 이상한 건지 알고 싶었다. 내가 예민한 걸까. 내 성격이 더러워서 그냥 넘어가지 못하겠는 건가?

혼자서 끙끙 앓다가 내 얼굴에 침 뱉기라는 걸 알면서도 주변 지인들에게 본인이라면 어떻게 했을지 물어보며 조금씩 털어놨다. 반응은 두 가지였다.


- 떤 조언도 선뜻 하지 못하는 지인

- 연을 끊지는 말고 최소한의 도움만 주라는 지인


어쨌든 내가 예민한 건 아니었다. 미치지 않고서 버틴 것도 대단한 것이었다. 얘기하고나니 언니를 욕보인 거 같아 하나도 후련하지 않았다.


계속 생각을 하다가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언니였다면 날 절대로 포기하지 않았을 거라는 생각. 내가 아는 언니는 나와의 인연을 끊고 말고는 아예 생각조차 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래서 그냥 할 수 있는 데까지 돕는 게 맞다는 판단을 했다.


지인 중 한 명이 커플 심리 상담을 했다고 했다. 남자친구와 자꾸 트러블이 생기는데 헤어지기는 싫어서 서로 자신의 문제점을 깨닫고 상대방을 더 이해하고 싶어서 상담을 했는데 나름 만족스러웠다고 했다.


심리 상담은 생각해 본 적은 없는데 나도 심리 상담을 받아볼까?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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