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의 빼놓을 수 없는 문화 중 하나가 '독서 모임'입니다. 짧게는 일주일, 길게는 한 달 동안 독서를 하고 토론하는 모임인데요. 갈수록 책을 읽는 사람이 줄어드는 요즘, 모두에게 권장할 문화입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자신의 성장을 수치로 보여주기 위해 읽은 책의 권수를 자랑하는 게 과연 옳은 일일까요? 아무리 속도가 성취의 대명사처럼 여겨지는 시대라고 해도 말이죠. 심지어 일주일에 책 한 권 읽기, 1년에 책 100권 정복하기 등의 도전이 당연한 스타트업 과제처럼 자리잡을 정도입니다.
하지만 패스트푸드처럼 책을 빨리 읽고 소비하는 것이 과연 제대로 된 독서라고 할 수 있을까요?
읽은 책의 양으로 독서의 성공 여부를 측정할 경우, 독서의 진정한 본질을 놓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무엇보다 문화와 환경 차이를 무시하고 무작정 책 속의 성공 비결을 따라잡기 위해 급급합니다. 그렇게 이해하지 못한 책은 벽장 속 트로피가 되어버리고, 트로피를 채우기 위해 금세 또 다른 책을 펼치는 경우가 생깁니다.
이해를 위한 독서는 맛있는 음식을 음미하는 것과 같습니다.
한 번에 몇 가지 코스를 맛볼 수 있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한입 한입에 담긴 맛의 깊이가 중요합니다. '책을 이해한다'는 것은 책에 몰입하여 아이디어를 흡수하고, 주제를 숙고하고, 사려 깊은 성찰에 참여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단순히 읽은 책과 진정으로 이해한 책의 차이를 생각해 보세요.
전자는 페이지에 나열된 단어의 모음으로 남아 있지만, 후자는 오랫동안 내가 성장할 수 있는 자산이 됩니다. 등장인물, 아이디어, 감정 등을 충분히 잘 이해하고 공감했기 때문에 어느 환경에서도 책에서 얻은 교훈을 잘 적용할 수 있습니다.
물론 책을 많이 읽으면 지식과 관점이 넓어집니다. 다양한 주제, 장르, 글쓰기 스타일을 접하게 되므로 지식이 풍부해지기도 하고요.
하지만 이해의 깊이는 어떨까요?
책을 이해하는 것은 수동적인 행위가 아니라 매력적인 경험입니다. 이를 통해 통찰력 있는 질문을 하고, 가정에 이의를 제기하고, 미묘한 결론을 도출할 수 있습니다. 책장에 꽂혀 있는 수많은 책 중 하나가 아니라 지적 여정의 동반자로 기억하게 됩니다.
이해는 비판적 사고와 의미 있는 담론을 촉진합니다. 단순히 활자를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글 뒤에 있는 저자의 생각을 이해하고, 이를 자신만의 의견으로 정의할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같은 이해를 공유하는 다른 사람들과 사려 깊고 정보에 입각한 토론에 참여하게 됩니다.
다시 강조하지만, 독서를 많이 하는 게 나쁘다는 의견이 아닙니다.
1년에 특정 권수의 책을 읽겠다는 목표와 같은 독서 도전은 재미와 동기 부여가 될 수 있습니다. 다양한 장르와 작가를 탐구하도록 유도하여 독서의 지평을 넓힐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도전이 독서의 주된 목적인 지식, 통찰력, 관점을 얻는 것에 가려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단순히 숫자를 늘리는 것이 아니라 이해를 높이는 것이 목표가 되어야 합니다.
제가 강조하고 싶은 건 읽는 책의 양과 이해의 깊이 사이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노력하는 것입니다. 다양한 책, 장르, 작가를 탐험하는 즐거움을 완전히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이해하려는 노력과 탐험의 균형을 맞추는 일이죠. 저의 목표는 양과 질이 공존하는 조화로운 독서 생활을 만드는 것입니다.
이해력을 가지고 읽을 때 책은 지적 여정의 동반자가 되고, 습득한 지식은 지혜가 됩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얼마나 많은 책을 읽었는지가 아니라, 그 책이 여러분의 정신과 마음에 얼마나 깊은 감동을 주었는지가 중요합니다.
정보와 책이 넘쳐나는 세상이기 때문에 더 많은 책을 읽으려는 경쟁에 휩쓸리기 쉽습니다. 하지만 진정한 지적 성장과 개인적 풍요로움은 책장에 꽂혀 있는 책의 양이 아니라 읽은 내용을 이해하는 데서 비롯됩니다. 아이디어와 정보의 세계에 더 의미 있게 참여하려면 폭보다 깊이를 우선시하는 걸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