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은 대부분 최소한의 투자로 최대의 효과를 누리고 싶어 합니다. 그래서 보통 온드미디어 운영을 마케팅팀(ex. 콘텐츠 마케터)에게 맡기는 경우가 많은데요. 이는 아마도 온드미디어를 마케팅의 일환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그렇지만 개인적으로 온드미디어는 마케팅이 아닌 홍보의 관점에서 운영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회사 제품과 서비스를 팔기 위한 마케팅과는 접근이 달라야 하기 때문입니다. 특히 몇 년 사이 '임플로이어 브랜딩'이 주목받으면서 회사 브랜드에 대한 긍정적인 감정을 느끼도록 만드는 콘텐츠가 중요해졌습니다.
# 임플로이어 브랜딩: 기업이 원하는 인재가 자사에 대한 호감도를 높이고, 재직 중인 임직원의 퇴사율을 낮추기 위해 실행하는 브랜딩 방식.
이러한 관점에서 스타트업이 온드미디어를 운영하려면 무엇이 중요할까요? 여러 포인트가 있겠지만, 최근 느낀 점 2가지를 정리해 봤습니다.
최근 고객들은 온라인에 배포하는 수많은 콘텐츠를 철저하게 '나에게 도움이 되느냐, 되지 않느냐'의 관점으로 접근합니다. 나에게 도움이 되면 그게 기업에서 제작한 콘텐츠라도 알아서 바이럴을 해줍니다. 홍보라는 걸 뻔히 알아도 말이죠. 반대로 도움이 되지 않으면 많은 돈을 들여서 이벤트를 하더라도 크게 호응을 얻지 못합니다. 그리고 이 기준은 너무나 주관적이기 때문에 매일, 매주, 매달 데이터를 보면서 꾸준히 온드미디어 콘텐츠를 기획 및 제작해야 합니다.
그런데 많은 스타트업 온드미디어의 콘텐츠를 보면 단순 보도자료나 회사 및 제품 소식 등이 주요 내용입니다. 기껏 만든 미디어 채널이기 때문에 자신들의 상품을 최대한 마케팅하고 싶기 때문입니다. 저 역시 온드미디어 콘텐츠를 기획하면서 마케팅 요소가 빠질 수 없는 건 잘 알고 있으며, 마케팅용 콘텐츠도 직접 작성하기도 했습니다.
다만 중요한 건 비율입니다. 가령 10개의 콘텐츠가 올라갔을 때 고객이 좋아하는 콘텐츠 5개, 관련 업계 사람들이 좋아하는 콘텐츠 3개, 회사 마케팅용 콘텐츠 2개 등 5:3:2의 비율이면 어떨까요? 운영 초반에는 회사에 당장 도움이 되지 않겠지만, 중장기적으로 봤을 때 일반 고객과 업계 관계자들에게 회사의 브랜드를 알릴 수 있는 좋은 비율입니다. 관심 주제로 접속한 사람들은 해당 스타트업에 대한 긍정적인 감정을 느끼게 될 것이고 이는 추후 회사의 외부 활동에 도움이 많이 될 것입니다.
처음 온드미디어를 만들 때 블로그를 비롯해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트위터, 유튜브, 틱톡 등 여러 채널을 동시에 개설해서 운영하려고 합니다. 같은 주제로 표현 방법만 바꾸면 되니 1~2명이 개설해서 운영해도 쉬울 것이라고 판단하기 때문입니다.
아닙니다. 당장 위에 예시로 든 채널들만 하더라도 글, 이미지, 동영상 등 총 3가지의 제작 방식이 있으며, 여기에 길거나 짧은, 이미지가 많고 적은 등 표현 방식에 따라서도 여러 방법으로 제작됩니다. 따라서 처음에 의욕 가득 시작했던 것과 달리 시간이 흐를수록 감당하지 못하고 업로드를 계속 미루게 됩니다. 심지어 마케팅이나 홍보 등 본업이 따로 있으면 더 일이 밀릴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게 보통 업로드가 쉬운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을 빼고 나머지 채널의 업로드가 소홀해집니다.
문제는 바로 고객들의 시선입니다. 회사의 제품이나 서비스에 대해 신뢰감을 느끼고 싶어 스타트업의 정보를 찾는데, 몇 개월 전 올라온 글이 마지막이라면 불신을 갖게 됩니다. 이는 잡플래닛, 블라인드, 크레딧잡 등 각종 IT 서비스로 인해 회사들의 온드미디어 채널들을 찾기가 쉬워지면서 더욱 중요해졌습니다. 일단 개설만 되어 있으면 회사의 의도와 상관없이 계속 몇 개월 전에 올린 보도자료 기사만 보입니다. 그사이 비전과 가치가 바뀌었는데도 말이죠.
그래서 스타트업에서 온드미디어 채널을 개설할 때는 '우리가 얼마나 잘 운영할 수 있는지', '누가 책임지고 콘텐츠를 계속 업로드할지' 등 선택과 집중을 명확하게 분석하고 결정해야 합니다. 누군가는 옆에서 '요즘 이 플랫폼이 인기 있는데 마케팅용으로 해보면 어때요?'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럴 때 필요한 건 '하는 건 좋은데, 무슨 콘텐츠를 어떤 식으로, 누가 제작해서 올릴지 논의가 필요합니다'라고 얘기할 통찰력입니다.
이외에도 좋은 온드미디어 운영을 위한 여러 노하우가 있을 것입니다. 회사마다 잘 운영하는 채널도 다르고요. 아마도 지금 이 글을 쓴 저보다 훨씬 더 잘하고 계시는 분들도 많을 것입니다. 저 역시 좋은 온드미디어를 보면서 많이 배우고 있으니까요.
그렇지만 앞으로 회사의 브랜딩을 알리고, 좋은 인재를 구하는 일이 갈수록 중요해질 것입니다. 따라서 특정 부서의 곁가지가 아닌, 온드미디어 업무를 120%를 잘할 수 있는 인재를 찾는 일 역시 매우 중요해질 것입니다. 과연 저는 변화하는 시대에 맞춰 계속 이 업무를 잘할 수 있을까요? 고민이 깊어지는 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