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장이의 전통 식칼

사라질 낡은 기술이 아니라 장인의 작품이 되길..

by 구름조각

요리를 좋아하는 사람은 자연스럽게 조리도구에 대한 관심도 많아질 겁니다. 그런데 냄비나 프라이팬 같은 조리도구를 세트로 구매하고 나면 막상 이게 다 필요할까 의문입니다. 칼이나 도마 같은 것도 쓰던 것만 쓰게 되잖아요? 유명한 브랜드에 기대어 거금을 들여 사놓고 품질이 썩 만족스럽지 않았던 경우도 있을 겁니다. 특히 칼은 용도에 맞지 않거나 날이 무뎌지면 다칠 위험도 생기기 때문에 내 손에 잘 맞고 날이 잘 서있는 식칼을 이용해야 돼요. 칼에 대해 관심이 생겨 이것저것 조사를 하다가 한국 대장장이 기술을 전수하는 두 분의 장인과 스타트업 회사 디자이너를 소개합니다.

출처: 증평장뜰시장 (글 하단에 링크 있음)

구매하지 않고, 구경을 위해 찾는 사람들이 많아요. 그런 사람들이 오면 꼭 가위 하나, 호미 하나라도 만들어 보여주려고 합니다. 그게 멀리서 찾아온 사람에게 내가 보여줄 수 있는 유일한 것이면서 예의라고 생각하기 때문이죠. 날도 추운데, 뜨겁게 달군 철로 가위 만드는 거 한 번 보고 가세요.
최용진 대장장이 '증평군 향토유적 제9호 대장장이', '숙련기술 전수자', '기능전승자'

▶쇠 ·불 ·장인정신이 깃든 우리나라 제일의 대장장이

셰프들은 자기 손에 맞는 칼을 항상 들고 다닌다고 하죠. 이원일 셰프는 증평대장간에서 수제 칼을 구매해서 사용한다고 합니다. '대장간'이란 단어도 참 오랜만에 들어볼 만큼 이제는 불에 달군 쇠를 두드려 칼을 만드는 장인은 찾기 힘들어졌어요. 충북 증평군에 있는 증평 대장간에서 40년째 전통방식으로 칼을 만드는 대장장이 최용진 선생님이 이 시대의 마지막 장인일 것 같습니다. 요즘에는 공장에서 찍어내는 칼을 대량 생산하고 젊은 이들도 이런 위험하고 힘든 일을 안 하려 하니까, 가격 경쟁에도 밀리고 계승자도 찾을 수 없는 셈이죠.

증평 장뜰시장 소개글 (아래 링크)

→증평 장뜰시장 링크


증평대장간 내부를 보면 식칼과 호미 같은 농기구뿐만 아니라, 칠지도나 사극에서나 볼 법한 창과 칼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삼국시대 칠지도를 비롯한 무기류 20여 점을 재연하여 영화 촬영의 소품으로 쓰이기도 한답니다.


▷ 연장과 도구 200여 점

▷ 창, 칼, 장검, 단검 등 무기류

▷ 낫, 호미 등 농기구류

▷ 생활도구 및 건축도구, 석공도구


이 모든 걸 장인의 손으로 만들어 내니 가히 '살아있는 전설'이라 불릴만한 분인 것 같습니다. 최용진 대장장님이 기구를 만드시는 영상을 보면 벌겋게 달군 쇠를 고무처럼 툭툭 쳐서 뚝딱 호미 하나 만들어내시더라고요. 정말 숨 쉬듯이 편안하게 만드시기까지 얼마나 오랜 시간 동안 몸에 익히셨을까 생각하니 정말 존경의 마음이 절로 샘솟더라고요. 장인이라는 그 이름은 노력뿐만 아니라 오랜 시간이 주는 원숙함이 있어야 얻을 수 있는 것 같아요.


https://www.youtube.com/watch?v=KhJcy82cy58


그런데 이 모든 장인의 도구가 7000원, 3000원에 판매가 된다고 합니다. 가성비가 대체 무슨 일인지요. 가장 비싼 칼도 1만 원 대라고 합니다. 장인의 이름과 실력에 비해 너무 저렴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사실 우리 사회의 대부분의 물건들, 특히 공장에서 만드는 물건들은 마케팅과 브랜딩으로 원가에 비해 많은 이윤을 남기는 게 사실이잖아요. 사람들도 이런 장인이 있다는 걸 모르고 상품을 접하기 힘들어지니까 쉽게 접할 수 있는 광고를 보고 구매하는 일이 많아집니다. 결과적으로는 장인의 기술이 돈이 안 되지 전승자가 없어 명맥이 끊어질 수밖에 없죠. 물론 시대의 흐름이 있고 사회의 요구가 변하기 때문에 이해할 수 있는 부분입니다.


일본과 독일, 그리고 한국 모두 칼을 잘 만든단다. 우리를 내세우려고 다른 나라를 폄하해서는 안 돼. 그저, 각 나라마다 칼의 특징이 다를 뿐이야. 서로의 기술과 우수성을 존중해야 한단다. 한국의 칼도 한국 고유의 우수한 장점이 있는 거야.
숲 속의 대장간, 이광원 장인

▶경기도 포천 <숲 속의 대장간>

충북에 증평대장간이 있다면 경기도에는 '숲 속의 대장간'이 있습니다. 이광원 장인은 홈페이지와 블로그로 판매와 홍보를 겸하고 있습니다. 취급하시는 상품 목록을 보니 낫, 괭이, 자귀, 나대, 도끼, 잣 발(샤갈), 정글도, 칼, 호미, 끌, 엿가위, 작두 등... 농기구와 생활용품에서 쇠붙이가 들어가는 건 다 만드시네요. 이 중에 나대는 캠핑용 나이프로 쓰이는 휘어진 사각형 모양 칼입니다. 장작을 패기도 하는 다용도 칼이고 손에 가죽을 덧대어 사용한다고 해요. 생전 처음 들어보는 이름도 있어서 신기하게 홈페이지를 구경했습니다. 수요가 적어서 공장에서 만들지는 않지만 우리 생활에 꼭 필요한 도구들인 것 같네요.

출처 : 숲속의 대장간 네이버 블로그

작품 활동과 무기류를 만들기도 하시니 박물관처럼 찾아가 보기만 해도 정말 즐거울 것 같아요. 오른쪽 사진은 신석기시대 돌도끼부터, 중세시대 도끼와 무기류를 만들어 전시해 놓은 사진입니다.


▷ 숲 속의 대장간 홈페이지 : 홈 | 숲 속의 대장간 (modoo.at)

▷ 숲 속의 대장간 블로그 : 숲 속의 대장간 : 네이버 블로그 (naver.com)


"불타는 열정을 갖고 있는 게 가장 큰 무기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자이너 조혁 빈 대표

이런 와중에 한 똑똑한 스타트업 회사의 디자이너는 대장장이의 기술을 젊은 감성으로 재해석하고 마케팅함으로써 와디즈 클라우드 펀딩에 성공한 사례가 있어서 소개하려 합니다. 브랜드의 이름은 자이너(Zainer)이고 조혁빈 대표가 디자인을 맡고 있네요. 한국의 대장장이가 사라지는 것이 아까워 제자로 기술을 배우면서 대장간 기술로 인테리어 소품과 칼 등을 만드는 스타트업 회사를 차렸다고 해요.


조혁빈 대표는 대학에서는 금속공예를 전공했고 대장간의 기술을 배워 작품을 만드는 예술가가 되고 싶어서 금속공예까지 할 수 있는 대장장이를 찾았다고 합니다. 오전에는 카페 알바 오후에는 디자인과 사업계획을 짜고 주말에는 대장간 기술을 배워가며 오랜 시간 준비한 자이너라는 브랜드를 론칭했죠. 군대를 전역할 때쯤 직접 대장장이를 찾아서 기술을 배우고 오랫동안 자기 브랜드를 준비했다고 하니, 나이에 상관없이 존경스럽네요. 아래는 조혁빈 대표의 인터뷰 영상입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OZNR6vOTuBA


와디즈에서 펀딩을 성공해서 한국 전통칼을 많은 사람들에게 소개했어요. 상품 페이지에서 볼 수 있는 브랜드의 스토리텔링, 제품의 디자인과 패키지 등 하나하나 조혁빈 대표의 손길이 안 닿은 곳이 없네요. 펀딩은 끝났지만 다음 기회를 기다려서라도 꼭 구매하고 싶은 생각이 듭니다. 제품 자체의 퀄리티뿐만 아니라 제품이 세상에 나오기까지 조혁빈 대표의 열정에 응원하고 싶은 마음이 절로 드네요.


출처 : 와디즈 상품페이지 (아래 링크있음)

https://www.wadiz.kr/web/campaign/detail/120226



과거에는 대장간에서 만든 수제 칼을 사용하는 것이 흔한 일이었지만 요즘은 수제 칼 구입이 어렵다. (중략) 손잡이가 토속적이어서 이 칼을 잡으면 새로운 음식에 대한 영감이 떠오른다.
『주방도구의 비밀』 -최수근, 장재규, 이승영

끝으로 『주방도구의 비밀』이라는 책의 한 구절을 가져왔습니다. 우리 전통기술을 지켜야 한다는 명분에 공감하는 사람들은 많지만 막상 유명 브랜드의 제품을 살 수밖에 없을 때가 많죠. 유명 브랜드의 제품이 훨씬 접근성이 좋고 광고로 어필할 수 있으니까요. 편리와 의도 사이에서 편리함을 포기하고 의도적인 삶을 살기가 쉽지 않아요. 자이너와 같은 젊은 대표의 스타트업은 그런 의미에서 전통기술을 소비자에게 편리하고 쉽게 소개했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스타트업의 한 예시라고 생각합니다.

출처 : 자이너 홈페이지


회사 홈페이지를 들어가면 자이너의 5가지 핵심 개발 주제를 소개하는데, 이 회사가 집중하는 콘셉트와 아이디어를 소개하는 부분입니다. 도제 방식으로 장인의 기술을 이수하고 있다고 하니 이 기술을 적용해 주문제작 상품이나 친환경 아이디어 상품개발까지 분야를 확장할 계획이신 것 같네요.


▷ 각종 아이디어 및 발명 제품

▷ 소형 가전 및 전자 제품

▷ 한국 전통문화 상품

▷ 장인 연계 프리미엄 디자인 상품

▷ 친환경 디자인 제품


자이너 조혁빈 대표의 가치관에 공감하시는 분들은 아래 링크를 타고 제품과 브랜드 스토리를 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가셔서 댓글로 소통하실 수 있습니다. 조혁빈 대표의 비전과 가치관을 응원합니다!

출처 : 자이너 홈페이지

자이너 사 홈페이지

자이너 공식 인스타그램

자이너 스토리 인스타그램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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