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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름조각 Feb 26. 2022

닭발, 계란찜, 참치마요 주먹밥

술안주 사진 정리해보는 글 두 번째

    닭발을 먹는데도 레벨이 있다면 저는 아직 초보에 불과해요. 아직 먹기 편한 무뼈 닭발을 선호하는데, 손에 비닐장갑을 끼고 닭발 뼈를 척척 발라내는 사람을 보면 신기해요. 아직 국물 닭발도 먹어본 적이 없네요. 그래도 괴이한 생김새를 가진 닭발을 먹을  있다는 것만으로도 입문 단계는 지났다고 봐야죠.


    닭발의 매력이 뭘까요? 몰캉하고 쫀득한 식감뿐만 아니라 함께 먹는 계란찜이나 주먹밥과의 조합이 정말 맛있는 것 같아요. 매콤한 닭발에 열이 확 오를 때쯤 보드라운 계란찜을 후후 불어서 떠먹고, 고소한 참치마요 주먹밥을 한입 먹은 다음, 소주 한잔으로 깔끔하게 입안을 씻어줘야죠. 그런 의미에서 닭발은 참 매력 있는 술안주입니다만 가격이 참 아쉽죠?


    특히 배달을 시켜먹기라도 하면, 많지도 않은 닭발에 전자레인지에 돌린 계란찜이 플라스틱 용기가 담겨 오잖아요. 거기다 주먹밥이라고 하면서 밥에 날치알 조금, 마요네즈, 김가루 뿌린 채 오는 것도 마음에 안 들어요. 손님이 직접 만들어 먹는 재미라고 하지만 그럴 거면 가격이라도 좀 저렴하던가? 요즘은 배달비도 받으니 닭발 한번 시켜먹으려면 값이 꽤 나가죠? 가성비를 생각하면 늘 아쉬워서 야식으로 주문하려다가도 다른 메뉴를 선택하고 말죠.


    그런 소소한 이야기를 나누다가 지인이 맛있는 닭발집인데 택배 배송이 가능하다고 해서 알려준 곳이 있어요. 땡큐 파머스라고 '각 지역의 특색 있는 먹거리와 제철 음식들을 소개'하는 네이버 스토어예요. 사진을 쭉 흝어 보니 판매자들이 각자 농산물, 수산물을 들고 활짝 웃고 있는 게 제법 정감 있고 귀여워 보이더라고요. 그중에서도 매운 직화구이 닭발을 판매하는 링크를 같이 첨부할게요.

매운 직화구이 닭발 무뼈 닭발 국물 닭발 : 땡큐 파머스 (naver.com)

    250g짜리 무뼈 닭발 4팩을 주문했는데 진공 소포장으로 아이스팩과 함께 배송받았어요. 4팩을 통마늘과 함께 볶았더니 아래 사진만큼의 양이 되었어요. 통마늘이 없으면 양파나 대파를 같이 넣고 볶아도 좋고 그냥 닭발만 볶아서 먹어도 돼요. 닭발은 이미 조리가 끝난 상태이니 프라이팬에 마늘을 볶다가 거의 다 익을 때쯤 닭발을 넣고 함께 볶아줍니다. 양이 많아서 시간이 좀 걸리는데 타지 않도록 물 한 컵을 부어줬어요. 닭발이 볶아지는 동안 냄비에 계란찜도 하고 주먹밥도 만들어 줍니다.  

    날치알이 톡톡 터지는 날치알 주먹밥도 맛있지만, 부드럽고 고소한 참치 마요가 더 잘 어울리는 것 같아요. 일단 밥에도 소금과 통깨, 참기름, 김가루를 섞어 밑간을 해주세요. 한 김 식어야 손으로 주먹밥을 만들 때 훨씬 수월합니다. 참치 한 캔의 기름을 따라준 후에 단무지를 조금 다져서 넣어줍니다. 단무지가 없으면 치킨무 남은 걸 다져 넣어도 돼요. 뭐 어떻습니까? 단무지나 치킨무나 식초에 절인 무인데요. 상큼한 무가 들어가면 참치의 비린내도 잡아주고 아삭한 식감도 주니까 빠질 수 없는 재료예요. 설탕 조금, 간장 조금 넣고 연겨자도 조금 넣어서 비린내를 잡아주세요. 마지막으로 취향껏 마요네즈를 넣어주면 참치마요도 완성이에요.


    저는 밥 사이에 참치 마요를 넣고 동글동글 모양을 잡은 뒤에 주먹밥 위에 참치 마요와 검은깨를 뿌려 완성해줬어요. 귀찮으면 처음부터 다 섞어서 만들어도 괜찮아요. 마요네즈 양을 조금 줄이면 밥과 섞어도 잘 뭉쳐질 겁니다.

    알싸하게 통마늘과 같이 먹어도 맛있고 고소한 주먹밥과 먹어도 맛있어요. 제법 매콤해서 아버지께선 땀이 주르륵 흐른다고 하는데 저에게는 딱 적당한 매운맛이었습니다. 스트레스가 확 풀리는 정도의 매운맛이랄까? 닭발 한 입에 소주 한잔을 마셔주면 소주가 달달하게 느껴지는 매운맛입니다. 으음... 바로 어제 금주를 선언했는데 사진을 보니 또 먹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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