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에게 좋은 팥으로 만든 팥현미밥과 팥죽
설탕 없는 다이어트를 한지 일주일째 입니다. 설탕이나 감미료 없이 요리를 하면서 여러가지 좋은 점을 느꼈어요.
첫째는 설탕을 빼고나니 재료의 단맛이 풍부하게 느껴진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무심코 쓰는 진간장에도 설탕이 있고, 고추장, 굴소스, 연겨자 등등... 뒷면의 원재료 표시를 보면 설탕이 없는 제품이 없어요. 간장 대신 멸치간장과 소금, 식초, 된장을 이용해서 가볍게 양념을 한답니다. 덕분에 음식을 하면 채소의 단맛이 잘 느껴져요. 설탕을 제외하니 오히려 음식 맛이 더 좋아진 것 같습니다.
둘째는 살이 쉽게 빠진다는 거예요. 일주일동안 2kg이 빠져 60kg에서 58kg이 되었습니다. 예전에 닭가슴살과 고구마만 먹고 헬스장에서 매일 운동했을 때는 60kg에서 정체기가 왔었어요. 거의 한달간 몸무게가 빠지지 않아서 많이 스트레스를 받았죠. 지금은 운동을 적게 하고 식사만 바꿨는데 편안하게 몸무게가 줄었습니다. 아침에 붓기도 없고 피부도 좀 더 깨끗해진 기분입니다.
세번째는 식욕이 안정적이라는 것입니다. 특히 생리전에 '입터짐'이라고 갑자기 폭식을 하는 경우가 많았어요. 지난달만 해도 갑자기 밤 11시에 치킨을 시켜먹었는데 다음날 생리가 시작된 일도 있습니다. 늘 생리전에 식욕이 조절되지 않거나 갑자기 달고 기름진 음식이 당기는 경우가 있었는데, 이번 달에는 그런 일 없이 편안하게 생리 기간을 보냈습니다. 생리 전후로 심한 감정기복도 줄어서 정신적으로도 평온했습니다. 그 전에는 생리 전에 갑자기 눈물이 터지거나 심한 우울감에 힘들었던 적이 있었거든요.
아마 남자들은 이해하지 못할 거예요. 여자의 몸이 주기별로 얼마나 달라지는지요. 여자들끼리는 우스개 소리를 합니다. 생리전 일주일은 PMS(Premenstrual Syndrome)기간이라 우울하고, 생리가 시작하고 일주일은 생리통과 불편함 때문에 짜증나고 이제 끝나서 괜찮아 졌다 싶으면 다음 배란기가 찾아온다고요. 결국 호르몬의 영향을 받지 않고 평온할 때는 한달에 열흘정도 뿐입니다.
이 호르몬 주기 때문에 다이어트를 할 때도 어려움이 많아요. 생리 시작하기 전에는 몸이 붓기 때문에 일시적으로 체중이 느는 경우도 있습니다. 생리 전에 식욕조절에 어려움을 겪고, 아랫배에 은근한 통증이 생기기도 해요. 생리가 시작되면 골반이나 허리가 아프기도 하고요. 관절과 인대 사이를 부드럽게 만드는 릴렉신 호르몬이 분비되어 운동할 때 부상 위험이 올라가기도 합니다. 생리통에 소화불량이나 변비와 설사 같은 증세도 있고 두통이 생기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런 증상이 없더라도 생리대나 속옷이 신경쓰여서 레깅스를 입고 운동하기도 꺼려져요. 여자들이 다이어트에 성공하려면 이 생리기간을 현명하게 보내야 한답니다.
생리 기간에 식단 조절을 한다면 반드시 고려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철분이 많이 들어 있는 음식을 먹어주는 게 좋아요. 또 소화가 잘 되는 음식이어야 하고 섬유질이 많아서 배변활동에 도움을 주는 음식이 좋습니다. 저는 평소에는 생리기간에 요거트나 선지 해장국을 먹곤 했어요. 설탕이나 액상과당이 없는 요거트를 먹는 것도 좋고 뜨끈한 국물에 익힌 채소와 선지가 잔뜩 들어간 선지해장국도 좋아요. 하지만 이번 생리기간에는 다른 식재료로 요리를 했습니다. 바로 붉은 팥입니다.
팥은 일반적인 콩보다 지방은 적고 칼륨이 많아 붓기를 완화해 줍니다. 한때 팥물 다이어트가 유행했었죠? 팥을 달인 물이 붓기를 빼주고 체중감소에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팥에는 불용성 식이섬유도 많은데, 불용성 식이 섬유는 물에 녹지 않고 분해되지 않아서 장운동을 개선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피로 회복에 좋은 사포닌과 비타민 B1도 있어서 생리 기간에 피로감을 느끼는 여성에게 도움이 됩니다. 가장 중요한 철분은 우유의 117배나 들어 있다고 하니 더더욱 챙겨 먹어야 할 식재료겠죠?
저는 팥으로 팥 현미밥과 저탄수 팥죽을 만들어 먹었어요. 레시피는 간단하지만 미리 준비해야 할 것이 있어요. 팥을 요리할 때는 이틀 정도 물에 불리는 것이 좋습니다. 깨끗히 씻으면서 물에 떠오르는 팥들은 골라내 버리고요. 찬물에 팥을 담가서 한번 끓인 후에 물을 버려주세요. 팥에서 나오는 불순물이나 떫은맛을 제거하는 과정입니다. 이때 팥 한컵은 미리 불려놓은 현미에 섞어 밥을 지어줍니다. 팥을 넣어서 밥을 하면 은은한 단맛과 향이 좋아요. 팥밥에 청국장을 끓여서 함께 먹었습니다. 두부를 듬뿍 넣은 청국장은 단백질을 보충해주고 장 건강에도 도움이 되겠죠.
남은 팥에 새로 물을 받고 팥이 부드러워질 때까지 삶아주세요. 소금을 넣고 20분 정도 삶아주었는데 각 가정마다 화력이 다를 테니 팥알을 직접 먹어보거나 손으로 으깨보는 것이 정확할 겁니다. 팥을 눌러보아 부드럽게 뭉그러지면 잘 익은 거예요. 한 김 식힌 후에 블렌더에 곱게 갈아주세요. 이 상태로 냉장 보관 하시다가 데워서 먹으면 편해요. 묽기는 여러분의 취향에 맞추시면 됩니다.
보통 팥죽을 끓이면 여기에 쌀가루나 찹쌀을 넣고 동그랗게 빚은 새알심까지 넣어주겠죠? 맛이야 좋겠지만 탄수화물 섭취가 너무 많아지는 게 문제랍니다. 그래서 곱게 간 팥을 한번 끓여 죽처럼 먹고 밤과 고구마를 고명으로 조금 올려주었어요. 여기에 피스타치오를 다져 장식했습니다. 피스타치오에는 멜라토닌이 많아 숙면에 도움이 된다고 해요. 멜라토닌은 취침 시간이 되면 몸이 긴장을 풀고 이완시켜 주는 호르몬입니다.
가끔 여자의 몸이 불편할 때가 있어요. 힘도 약하고 매달 찾아오는 월경과 감정 기복이 늘 힘들어요. 그럼에도 이미 여자로 태어난 이상 이 몸을 존중하고 잘 보살펴야 하겠죠. 달이 차오르고 앙상해지는 주기처럼 여자의 몸에도 일정한 주기가 있어요. 그 흐름에 따라 몸의 변화를 관찰하고 필요한 영양소와 휴식을 주는 것이 삶의 지혜와 같다고 생각합니다. 전 이번 달은 팥 음식과 함께 잘 보냈어요. 설탕없이도 달고 부드러운 팥죽을 먹으면서 여러분도 건강하고 편안한 생리기간을 보내시면 좋겠습니다.